47억 횡령한 사람 텃밭 팠더니... 돈 다발이

아산署, 벤처기업 자금담당 등 3명 검거 특급호텔ㆍ백화점서 흥청망청, 고향 텃밭에 훔친돈 묻어

▲ 21일 아산경찰서 회의실 탁자위에 압수된 현금다발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아산경찰서는 지난 1월 4일 자신이 근무하는 벤처기업 법인 계좌에서 47억원을 빼내 달아난 윤모(34)씨를 검거하고 40억 9000만원을 회수했다. 경찰은 또 윤모씨의 도피를 도와준 혐의로 신모(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최모(45)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조사 중이다.

벤처기업 자금담당을 한 윤모씨는 회삿돈 47억 원을 빼내 달아났다가 40여 일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그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눈과 코, 이마 성형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법인통장에 있던 회사 공금 47억 원을 자신명의의 5개 통장으로 계좌 이체하고, 서울 강남 일대 은행 10개 지점을 돌며 33억60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아 달아났다.

윤모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재무팀 부하직원을 미리 휴가를 보내고 그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계좌 이체 이후에는 회사 동료에게 부친 병환으로 고향에 내려간다고 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범행 직후 찾은 돈으로 강남의 특급호텔에서 머물며 백화점에서 명품 쇼핑을 하고 도피를 도와준 최씨 명의로 벤츠 승용차를 구입했다. 경찰의 추적이 시작되자 광주로 내려가 친구 신씨의 이름으로 원룸을 임대한 뒤 함께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전체 횡령액 47억원 중 아이스박스에 담아 고향 야산 텃밭에 묻어 둔 16억원과 은신처인 빌라에 숨겨 놓은 11억5000만원, 지급정지를 통해 찾아가지 못한 13억4000만원 등 전체 40억9000만원을 회수했다.

아산=김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