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구조개혁의 기준에도 문제가 있지만 각 대학마다 취업률 올리는 일에만 급급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도 문제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술대 회화과의 경우 졸업 후 1년 이내에 개인전 1회, 단체전 2회 이상 전시회를 갖게 되면 취업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학교 측은 졸업생들에게 전시회를 독려하고 있으나 정작 졸업생들은 무관심하다. 회화 전공자들이 졸업 후 곧바로 개인전을 갖는다는 것이 힘들 뿐 아니라 '작가활동' 또는 '미술학원 보조' 등 이들에게 적용되는 취업 기준도 모호한 형편이다.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일선학교의 프로그램 하나를 살펴보자.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에서는 지난 14일 창업역량강화 프로그램 공모를 통해 우수창업자 3개 팀을 선정해 시상했다. 재학생들이 팀을 이뤄 기업을 창업하고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학교 측은 이들 학생들의 창업에 따른 재정적 뒷받침은 물론 경영 노하우를 지원하고 있다.
학교 측은 현실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고 학생들은 보다 쉽게 창업의 기회를 경험할 수 있는 등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낳고 있다. 비현실적인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해하지 말고 취업 및 창업을 유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지원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이 시급한 형편이다. 재학생 역시 방학이면 해외 어학연수 등을 통한 스펙 쌓기에만 매달리지 말고 창업 등 현실적인 쪽에 눈을 돌려보는 것 또한 바람직한 일이다.
교과부 산하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이영선 위원장은 지난 18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총회 기조강연에서 '올해 대학 구조개혁 평가지표에서 취업률은 5% 정도 낮출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이제 비로소 비현실적으로 운영돼 왔던 교육개혁 평가지표가 보완돼 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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