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이전으로 세종시로 근무지를 옮긴 공무원 이모(40)씨는 지난달 유성구 반석동에서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탑상형 아파트를 구했다. 전용면적 84㎡인 이 아파트는 선호도가 높은 판상형 아파트와 비슷한 보증금 수준이었다.
이씨는 “오래 살 것도 아닌데 굳이 판상형, 탑상형을 따질 필요가 있겠냐”며 “일단 전세 아파트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에 집부터 구하는 게 현명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세종시로 공무원 이주가 본격화된 후 반석동, 지족동 등 세종시 인근 노은지구 전세아파트의 타입 간 가격차이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노은지구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유성구 지족동 반석 1단지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판상형(A 타입)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2억4000만~2억5000만원에 달한다. 같은 규모의 탑상형(C 타입) 역시 가격차이가 거의 없는 2억4000만원대 후반대로 알려졌다.
인근에 타입이 분리된 아파트인 유성구 반석동 반석 6단지 아파트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아파트에서도 전용면적 84㎡ 판상형(B 타입) 전세 아파트의 보증금은 2억4000만원이다. 탑상형(A 타입) 역시 2억4000만원이다.
이와 달리 해당 규모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살펴보면, 1단지에서는 판상형이 3억4000만원, 탑상형이 3억2000만원으로 타입 간 2000만원정도 차이가 난다.
6단지에서도 판상형은 3억원인 반면, 탑상형은 2억8000만원정도다. 전세아파트의 타입 간 가격차이가 나지 않는 데는 입주한 공무원들이 2년 뒤 세종시 분양아파트로 입주할 계획이어서 타입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전세아파트 자체가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대가 높아지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에서 가격을 맞추는 데 급급하다는 게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반석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탑상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판상형보다는 내부가 춥다는 평이 많아서 선호도에서 떨어지지만 지금은 타입을 따질 여유가 없다”며 “다만, 1층 또는 도로변 동배치 등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는 따져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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