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축우라늄을 사용했다면 핵탄두 소형화에 한발 더 다가선 것이고, 은닉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어 핵무기 대량생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는 것과 달리 대규모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
우선 '다종화된 핵억제력'이란 표현이 가장 눈에 띈다. 북한은 “원자탄의 작용특성들과 폭발위력 등 모든 측정결과들이 설계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자랑했다. 북한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는다면 다양한 종류의 핵억제력을 확보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1~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탄으로 진행된 만큼 이번 3차 실험은 고농축우라늄으로 핵실험을 했다는 점을 은근히 과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또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해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고 완벽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는데, 고농축우라늄이 플루토늄탄에 비해 소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라늄탄 핵실험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국회 비공개 보고에서 “우라늄을 사용했는지, 플루토늄을 사용했는지를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북문제 전문가인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1차 핵실험 때는 제논과 크리톤 등 대기 핵물질을 추출했지만, 지난 2차 실험에서는 대기 핵물질 추출에 실패했다”며 “북한이 그만큼 지하갱도를 확실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3차 핵실험에서도 대기 핵물질 추출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한미 핵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라늄인지 플루토늄인지 파악하려면 핵실험 후 대기로 유출되는 방사능 기체 중 제논가스(제논-135)를 포집해 동위원소 비율을 정밀 분석해야 하는데 반감기가 9시간에 불과하고, 10~20시간 지나면 희석돼 추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측이 지하갱도에서 외부 유출을 철저히 차단하고, 혹시 유출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대기핵물질을 추출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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