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 전.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삼성중공업 크레인선과 정박 중인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적재 원류 1만 900여t(1만2547㎘)이 방류돼 태안을 비롯한 6개 시·군의 해안선 70.1㎞는 '검은 바다'로 변했다. 그후 정부와 지자체 등이 유류피해사고에 따른 해양 복원과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과 보상은 그들의 아픔을 씻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서해안 유류오염사고 후 아직 끝나지 않는 피해민들의 절규를 되새기고, 향후 지원방향과 각 지자체의 대응책,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총 세번의 시리즈를 통해 점검해 봤다. <편집자 주>
◇피해 몇 복구 현황=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의 피해는 전국적으로 375㎞의 해안선에 직·간접 영향을 미쳤고 해수욕장 15곳, 도서지역 59곳이 유류오염으로 초토화됐다.
이는 1995년 여수 씨프린스호 오염사고 유출량 5035㎘ 기준의 2.5배에 달하는 수치고, 피해액은 6배가 많은 4조 227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는 사고 당일 도 종합상황실 설치와 비상근무 체제 돌입을 기점으로 ▲2007년 12월 충남도 서해안 유류사고 지원본부 설립 ▲2008년 3월 유류오염사고지원 특별법 제정 공포 ▲2009년 4월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개최 ▲2011년 1월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 개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요청 및 현안 해결 건의 등 오류오염사고의 지원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8년 상반기에는 피해해안 70km에 207만명(자원봉사자 123만명)이 모여 맨손과 장비 3만5000대를 동원해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는 모습도 보였다.
◇피해주민들 상황=이같은 복구 노력에도 아직까지 피해주민들의 아픔을 씻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사고 이후 서해안 지역경제는 관광객 감소 등 지속적으로 침체됐다.
우심 지역인 태안의 경우에는 2007년 2088만명이던 관광객이 2011년에는 787만명으로 급속하게 감소했고, 수산물 위판 실적은 2007년 1만 4146t에서 2011년 7354t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 임시방편으로 진행된 주민생활안전 자금지원은 주민들의 깊은 시름을 닦아주지 못했고, 2011년 10월 특별법에 의거해 정부가 추진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역시 현재까지 지원액이 283억(43%)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유류사고 피해보상을 위해서 피해지역주민들이 팔걷고 나서기도 했다. 충남을 비롯한 전남·북 지역의 주민들은 서해안유류피해민연합회를 결성, 정기적인 규탄대회 등을 통해 국가와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보상을 촉구한 것.
◇국내 사정재판 결과=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지난달 16일 열린 사정재판에서 당초 청구액인 4조 2271억원의 17.3%에 불과한 7341억원 만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
물론, 이중 민간부분 결정액(5182억원)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인정액(1844억원)대비 181%가 증가한 수치지만, 수산분야에 비해 비수산 분야는 당초 충남지역에서 신청한 1조 4500억원의 4.5%에 불과한 649억원이 결정되는 등 실제 피해를 입고도 보상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사정재판에 대한 민사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안의 한 유류피해주민은 “현재 유류오염사고의 현 주소는 한마디로 말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며 “6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검게 물들었던 바다가 눈에 선하다”고 털어놨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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