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유류사고 6년… 검은재앙에 여전히 암흑같은 삶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서해안 유류사고 6년… 검은재앙에 여전히 암흑같은 삶

청구액의 17%, 7341억만 인정 주민들 아픔 씻기엔 턱없어

  • 승인 2013-02-12 17:50
  • 신문게재 2013-02-13 1면
  • 방승호 기자방승호 기자
[서해안 유류사고 6년… 끝나지 않은 절규] 상. 현주소

지금으로부터 6년 전.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삼성중공업 크레인선과 정박 중인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적재 원류 1만 900여t(1만2547㎘)이 방류돼 태안을 비롯한 6개 시·군의 해안선 70.1㎞는 '검은 바다'로 변했다. 그후 정부와 지자체 등이 유류피해사고에 따른 해양 복원과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과 보상은 그들의 아픔을 씻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본보는 서해안 유류오염사고 후 아직 끝나지 않는 피해민들의 절규를 되새기고, 향후 지원방향과 각 지자체의 대응책,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총 세번의 시리즈를 통해 점검해 봤다. <편집자 주>

◇피해 몇 복구 현황=2007년 12월 7일 발생한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의 피해는 전국적으로 375㎞의 해안선에 직·간접 영향을 미쳤고 해수욕장 15곳, 도서지역 59곳이 유류오염으로 초토화됐다.

이는 1995년 여수 씨프린스호 오염사고 유출량 5035㎘ 기준의 2.5배에 달하는 수치고, 피해액은 6배가 많은 4조 227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는 사고 당일 도 종합상황실 설치와 비상근무 체제 돌입을 기점으로 ▲2007년 12월 충남도 서해안 유류사고 지원본부 설립 ▲2008년 3월 유류오염사고지원 특별법 제정 공포 ▲2009년 4월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개최 ▲2011년 1월 유류오염사고 특별대책위원회 개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요청 및 현안 해결 건의 등 오류오염사고의 지원책 마련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8년 상반기에는 피해해안 70km에 207만명(자원봉사자 123만명)이 모여 맨손과 장비 3만5000대를 동원해 기름 찌꺼기를 제거하는 모습도 보였다.

◇피해주민들 상황=이같은 복구 노력에도 아직까지 피해주민들의 아픔을 씻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사고 이후 서해안 지역경제는 관광객 감소 등 지속적으로 침체됐다.

우심 지역인 태안의 경우에는 2007년 2088만명이던 관광객이 2011년에는 787만명으로 급속하게 감소했고, 수산물 위판 실적은 2007년 1만 4146t에서 2011년 7354t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 임시방편으로 진행된 주민생활안전 자금지원은 주민들의 깊은 시름을 닦아주지 못했고, 2011년 10월 특별법에 의거해 정부가 추진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역시 현재까지 지원액이 283억(43%)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유류사고 피해보상을 위해서 피해지역주민들이 팔걷고 나서기도 했다. 충남을 비롯한 전남·북 지역의 주민들은 서해안유류피해민연합회를 결성, 정기적인 규탄대회 등을 통해 국가와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보상을 촉구한 것.

◇국내 사정재판 결과=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지난달 16일 열린 사정재판에서 당초 청구액인 4조 2271억원의 17.3%에 불과한 7341억원 만이 인정을 받았기 때문.

물론, 이중 민간부분 결정액(5182억원)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인정액(1844억원)대비 181%가 증가한 수치지만, 수산분야에 비해 비수산 분야는 당초 충남지역에서 신청한 1조 4500억원의 4.5%에 불과한 649억원이 결정되는 등 실제 피해를 입고도 보상을 받지 못한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사정재판에 대한 민사 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해안 유류오염사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태안의 한 유류피해주민은 “현재 유류오염사고의 현 주소는 한마디로 말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며 “6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검게 물들었던 바다가 눈에 선하다”고 털어놨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