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지방분권시대 개막이라는 엄연한 현실을 받아들일 채비를 해야 하며, 세종시가 그 중심에서 제 역할을 다하게 해야 한다. 서울과 세종으로 행정 기능이 분리되면서 발생하는 비효율 문제를 출장비용 시비에만 묶어둬서는 발전이 없다. 무엇보다 세종시가 국가 명운이 걸린 최대 국책사업이라는 대의를 망각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부부처들이 뿔뿔이 흩어져 생기는 사회적 비용 증가가 세종시의 불합리성을 증거하는 소재로 삼는 일도 그만 끝내야 한다. 전국시ㆍ도의회의장협의회가 지난해의 성명서를 다시 꺼내든 것은 설치 목적에 맞게 세종시를 발전시켜 달라는 의지의 표명이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보기 힘든 수도권 과밀화의 해소는 우리 당대에 꼭 풀어야 할 과업이다.
청와대 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는 보다 현실적인 이유에서도 출발한다. 만일 세종시가 과천처럼 '공무원 도시'로서 한정된 발전에 그친다면 이 숙제를 풀 수 없음은 물론이다. 이전 정부부처 규모로 봐서도 세종시는 국가행정의 중추도시로 기능해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모든 것을 분산시키는 중심에 세종시가 있다.
실제로 중앙행정기관 이전이 완료되면 업무보고나 국정감사, 예산 심의 등 여러 측면에서 불편과 비효율이 예상된다. 아직 공감대가 부족한 것은 비효율이 본격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공약을 뛰어넘어 진지하게 추진해야 한다. 국가행정의 중심도시에 청와대 집무실이나 국회 분원이 없는 것이 어색한 일로 비쳐져야 오히려 정상일 것이다.
언제까지 막대한 출장비용 타령만 하는 것은 생산성 없고 무익하다. 원활한 정부 운영에 절대적인 요소가 대통령이 세종시에서 회의를 주재할 공간, 상임위원회 개회가 가능한 국회 분원 설치다. 세종시의 의미 하나는 중앙정부의 지방시대 개막이다. 제대로 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위해 무엇이 좋은지를 늦기 전에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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