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졸업생, 축하하러 온 학부모와 친지만 해도 발디딜 틈이 없다. 꽃과 간식을 파는 상인도 대목이고 요즘에는 지구대 경찰관까지 모여든다.
이같은 환경이 낯선 학교도 있다.
졸업생이 단 1명뿐인 학교다.
올해 졸업식을 거행하는 충남 425개 초등학교 가운데 5곳이 이에 해당한다.
보령 외연도초, 청파초 호도분교, 부여 용당초, 태안 안흥초 신진도분교, 서산 대산초 웅도분교다.
졸업생이 적어 졸업식이 외롭고 쓸쓸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대도시 학교보다 더욱 알차고 뜻깊은 졸업식으로 진행된다.
외연도초는 15일 졸업식을 연다.
김영재(13)군이 유일한 졸업생이다. 이날 외연도초는 김군에게 뜻깊은 선물을 전달한다.
상급학교로 진학해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선생님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산 가방을 주기로 했다.
김군 단 1명만을 위한 졸업앨범도 특수 제작했다.
임수혁 교장은 “원래 김군 동급생이 4~5명이었는데 김군을 빼고 모두 육지로 전학을 갔다”며 “영재가 평생 잊지 못할 졸업식을 선사하기 위해 선생님들과 재학생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졸업식이 예정된 부여 용당초도 졸업생이 임수혁(13)군 단 1명뿐이다.
1966년 개교 이래 졸업생이 1명뿐인 졸업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용당초는 임군에게 외롭지 않은 졸업식을 만들어주기 위해 이날을 '마을 잔칫날'로 만들려 한다.
21명인 전교생과 학부모들을 모두 학교로 초청, 악기 연주와 다과 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전왕희 교장은 “수혁이가 6학년 때 학생회장을 하면서 활달해지고 발표력도 향상돼 중학교에 가서도 공부를 잘할 것 같다”며 “모교 추억을 좋게 간직할 수 있도록 졸업식을 꾸며보겠다”고 졸업식 구상을 밝혔다.
청파초 호도분교, 태안 안흥초 신진도분교, 서산 대산초 웅도분교도 1명을 위한 특별한 졸업식을 준비중이다.
한편, 대전 충남 초·중·고 각급 학교는 오는 22일까지 졸업식을 치른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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