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 추진 의지에 우주발사체 기술자립도가 달려 있다는 뜻이다. 구매 형태에 가깝다는 시각, 반쪽짜리 독자 발사체라는 냉정한 평가를 이제부터 뛰어넘을 단계다. 자체 능력으로, 그것도 계획보다 앞당겨 개발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사업기간을 단축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부각되는 건 그래서다.
현재의 분위기가 발사 성공 직후의 반짝관심으로 끝나서는 안 되겠다. 또 당연히 한국형 발사체 조기 개발 여건 성숙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 나로호 효과로 미뤄, 1조5449억원이 소요되는 한국형 발사체의 경제적 효과는 수조원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1차연도 소요예산의 평균 70% 정도에 그친 단계별 예산 확보가 최우선 현안이라 하겠다. 미국의 200분의 1, 일본의 17분의 1, 중국의 15분의 1 수준인 연간 우주개발 예산 증액도 필수적이다.
이와 아울러 우주 선진국의 10분의 1에 불과한 개발 현장의 인력 부족도 크나큰 해결 과제다. 나로호 사업에 참여했던 러시아 회사가 전체 인력 3만5000명 중 엔진 개발에만 2000명 넘게 종사하는 사례를 돌아보길 바란다. 300명 이상의 연구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이 국내 현장의 목소리다.
사업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자양분으로 활용해야 개발 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제한적이라지만 나로호로 얻은 소중한 노하우를 추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주무 부처가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겨갈 것으로 보이는 새 정부에서 우주발사체 개발전략 수립에 관한 진용을 확실히 갖출 필요도 있다.
그동안 나로호 발사 운용 과정에서 얻은 조립, 지원설비 운용, 추진체 충전과 배출, 관제, 비행 안전 분석 등의 축적된 경험은 완벽한 기술 자립도로 가는 귀한 밑거름이다. 달탐사 계획이나 실용위성 개발과도 연계해 한국형 발사체 개발 모드에 본격 돌입할 때가 지금이다. 한 줄로 줄여 예산과 인력, 의지가 삼위일체를 이뤄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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