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친인척 임명' 제한에도 단서조항 허용에 실효성 '의문'

사립학교 이사장 가족의 총장ㆍ교장 임명 제한을 강화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실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28일 사립학교 이사장 가족이 이사장과 총장ㆍ교장을 모두 맡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강화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학교법인의 이사장과 배우자ㆍ직계존속ㆍ직계비속 등은 '이사장의 선임과 학교의 장 임명 간의 선후와 관계없이' 법인이 설치ㆍ경영하는 학교의 장에 임명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현행법은 '이사장 가족이 법인이 설치ㆍ경영하는 교장에 임명될 수 없다'고만 규정돼 사학 일가가 교장을 맡은 후 다른 가족을 이사장으로 두는 데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이사정수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 교과부 또는 시도교육청의 승인을 받으면 임명될 수 있다고 단서 조항을 허용했다.

대부분 이사가 재단 쪽 사람으로 채워지는 것을 감안할 경우, 학교법인 이사장과 학교장이 친인척 관계시 임명을 제한한다는 입법 취지와는 상반되는 셈이다.

안동수 전교조 대전사무처장은“단서 조항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개정안은 사학재단의 폐단을 방지한다는 취지에 어긋난 '눈가리고 아웅식'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 사학 이사회는 그들만의 사람들로 채워진 상황에서 단서 조항는 삭제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교과부는 다음달 11일까지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4월 중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배문숙 기자 m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