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과학기술 중의 과학기술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을 국정운영 중심에 두려고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다면 기초원전 과학기술 및 종합과학기술을 수행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그 산하에 둬야 마땅하다. 미래과학부가 맡을 산학협력 업무와 신성장동력 기능과의 연계성을 봐서도 이것이 순리다. 그래야 원자력 진흥이 위축되지 않는다.
정부조직의 효율성을 고려할 때 미래과학부는 각 부처에 흩어진 과학기술 관련 기능을 모은 통섭ㆍ융합형 조직이 돼야 할 것이다. 에너지 정책과 발전 사업 관리와의 혼선을 피하기 위한다는 측면이 부분적으로 이해는 간다. 그러나 의도한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또다른 '토끼'를 잡으려면 원자력 진흥 정책 기능 및 행정 체제가 강화돼야 한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 상업적 기술개발보다 원자력 진흥의 몫이 기초원천 연구라는 부분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과학기술 특성화대학과 산학협력 업무도 미래과학부로 들어간다면 더욱 그렇다. 에너지 개발 등 산업적 측면을 넘어 국가에너지 안보의 더 큰 동심원을 그려야 하는 것이 원전 정책의 핵심이다.
지금 원전 정책에서 절실해진 것은 선도적인 기초원천기술 확보다. 원자력 진흥은 국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래과학부가 공룡 조직이 될까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분리했다면 이 역시 패착이 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 이는 출연연의 미래과학부 이관 흐름에도 엇나간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부처의 크기 문제가 아니라 효율성의 문제로 남는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운영도 물론 중요하다. 그렇다고 과학기술이 아닌 산업 진흥 행정조직이 원자력 진흥과 연구개발을 맡는 것은 올바른 방안이 아니라고 본다. 각종 연구개발 관련 공공기관과 함께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미래과학부에 속해야 한다. 산업 진흥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과학기술 연구개발은 미래창조과학부에 맡기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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