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내 산단의 사업시행자 선정 지연은 사실 표본적인 현상이다. 석문국가산업단지 등에서 산업시설용지 분양률 저조를 겪은 것 역시 수도권 기업의 관망세에서 비롯됐다. 경제침체 원인이 없지 않지만 투자 보류와 지방 이전 기피의 배경에는 잘못된 정책이 버티고 있다. 바로잡아야 할 정책적 과오다.
충남에서도 수도권 접근성과 도시성장 발전도가 높은 당진이 이 정도라면 도내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나위가 없다. 실제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이전한 기업은 2007년 378개에서 2008년 292개, 2007년 282개, 2010년 200개, 2011년 92개로 급감했다. 남진하던 수도권 기업이 후퇴한 것은 송산2산단의 부진과도 시기가 겹친다. 국가경쟁력을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 허용이 아닌 오히려 그 반대에서 찾아야 한다는 증거다.
수도권 규제완화, 지방 이전 기업 보조금 감소는 지방에 독이 되는 정책에 다름 아니다. 이전 기업 감소는 도내 전 지역이 공통으로 겪는 현상이다. 입주 의사를 밝히고도 관망세로 돌아선 기업도 있다. 수도권 과밀억제와 지역균형발전이 앞뒤 바퀴처럼 따라붙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아무리 공격적인 투자 유치를 해도 실익이 없으면 지방 이전 행렬은 끊어지게 돼 있다. 수도권 규제를 야금야금 완화한다면 기업 지방 진출은 관심에서 멀어질 게 뻔하다. 지역 입주 기업체 감소는 지역경제 침체만을 의미하지 않고 국가 전체로도 손실이다. 천안, 아산과 함께 당진은 게다가 대중국 전진기지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난 몇 년간 지방경제의 숨통을 옥죈 수도권 규제완화로도 모자라 지금 추진 중인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 재추진 움직임은 당장 멈춰야 옳다. 사업시행자 선정조차 안 된 채 속앓이를 하는 충남도내 산단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한다. 송산2산단에서 망설이는 사업자의 마음을 붙드는 가장 확실한 처방은 수도권 규제 정책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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