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시험시설 건립…실용화 땐 방폐장 면적감소, 수백억 예산절감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시험시설 건립…실용화 땐 방폐장 면적감소, 수백억 예산절감

세계 최초 파이로 전 공정 모의가능한 '프라이드' 5월 완공

  • 승인 2013-01-21 14:32
  • 신문게재 2013-01-22 13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 PRIDE 내부의 대형 아르곤 핫셀과 원격 조정 장치.
▲ PRIDE 내부의 대형 아르곤 핫셀과 원격 조정 장치.
플루토늄 추출없이, 사용후 핵연료를 평화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시험시설인 'PRIDE(이하 프라이드)'가 5월 완공, 운영에 들어간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연료로 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실현을 위해 세계 최초로 파이로프로세싱의 모든 공정을 공학 규모의 일관 공정으로 모의할 수 있는 시험시설인 프라이드를 5월 완공한다.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이 실용화되면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면적은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2016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사용후 핵연료처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2100년이 되면 우리나라의 고준위 폐기물은 10만t 정도로, 이를 처리하려면 경주 방폐장규모의 처리시설을 10곳에서 20곳 정도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 실용화에 성공하면 기술적 파급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수백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사용후 핵연료를 사용할 수 없어서, 실제 시설을 착공하려면 파이로타당성에 대한 승인이 우선돼야 한다. 이 때문에 프라이드는 실제 사용후핵연료 대신 감손 우라늄으로 만든 모의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해서 시험을 진행하고 한미 핵연료주기 공동연구를 통해 미국에서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는 연구를 병행함으로써 관련 기술을 개발ㆍ검증한다는 전략이다. 3층 건물 규모의 프라이드는 파이로 일부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실증 시험하던 기존 시설과 달리 파이로의 모든 단위 공정을 연계한 일관공정을 공학 규모(연간 10t 처리)로 시험 검증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설이다. 원자력연은 프라이드 이용 연구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의 고효율화-고용량화를 추구하고, 한미 핵연료주기 공동연구를 통해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한 실험자료를 확보함으로써 2020년까지 파이로의 기술성, 경제성, 핵확산저항성을 검증하고 이후 국민적 동의를 거쳐 실증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파이로프로세싱은 소듐냉각고소로와 연계해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고 원자력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미래형 신기술”이라며 “프라이드 구축을 통해 독창적인 파이로 원천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 파이로 연구개발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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