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길호·ETRI 홍보팀장 |
이렇듯 종이 신문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전자종이(Electronic paper : e-paper)'연구가 한창이다. 전자종이는 종이로 만든 책, 신문, 잡지 등과 같이 종이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지만 일종의 전자장치(단말)를 의미한다. 따라서 종이처럼 얇아 구기거나 접을 수도 있어 휴대가 가능한 전자종이는 들고 다니다가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마음대로 검색해 볼 수도 있다. 얇은 단말에 책을 수백권 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자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한, 전자종이는 자체적인 광원을 가지고 있지 않아 주변의 밝기에 따라 화면의 밝기가 달라져, 전자종이를 일명 '반사형 디스플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종이의 우수한 반사율, 대조비(Contrast Ratio), 시야각, 무게, 내구성, 유연성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면서 건전지로 동작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으로 정보를 읽거나 쓸 수 있도록 전자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1970년대에 제록스(Xerox)의 팰러앨토(Palo Alto) 연구소가 종이에 일반적인 잉크의 특징을 적용하여 '자이리콘 디스플레이(Gyricon Display)'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발됐다. 전자종이는 이렇듯 기존 종이와 디스플레이의 장점만을 극대화해 정보의 디지털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정보전달 매체다. 그래서 최근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종이처럼 얇은 재질과 촉감을 지니고 자료를 다운받거나 입력, 삭제, 저장할 수 있으며 수백만 번 지우고 쓰기를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종이 및 잉크와 같은 높은 해상도와 보는 각도에 따른 색감의 변화가 없는 넓은 시야각으로 우수한 시각적 특성도 갖고 있다. 전자종이는 외광을 이용한 반사형 디스플레이로서 백라이트 전원이 없어 배터리 수명이 오래 유지되고, 전원을 차단한 후에도 표시된 정보 및 이미지가 유지되므로 소비전력이 낮고 원가 절감 및 경량화도 쉬울 전망이다.
ETRI도 현재 전자종이 연구가 한창이다. 올해 초면 연구성과가 나올 예정이다. ETRI는 특히 컬러필터를 쓰지 않고 'White dye'(흰색 염료)입자를 움직여서 컬러가 구현되도록 연구하고 있다. 아마 순조로운 연구가 진행된다면 2015년이면 상용화가 이뤄져 학생들로 하여금 무거운 책가방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해줄 전망이다. 신문, 잡지, 교과서 등 기존 책에서 나는 냄새와 책장 넘기는 재미를 휴대폰과 같은 단말이 대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정길호·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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