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우주 도전에 나선 우리나라는 올해 나로호(KSLV-I) 3차 발사 이후 2009년부터 준비해 온 한국형발사체(KSLV-Ⅱ) 사업에도 올인하는 등 우주강국을 향한 꿈을 차분하게 준비하게 된다. 나로호가 러시아 1단 로켓을 이용한 것과 달리 한국형 발사체는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3단 발사체로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로호는 우리나라가 우주발사체 독립국으로 가는 과정이며, 발판인 셈이다. 올해 나로호 발사는 성공여부를 떠나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우주개발 독립국의 첫발=지난해 10월 26일에 3차 발사의 1차 시도 당시 나로호는 1단 로켓 연결부에 있는 고무링이 파손돼 연기됐으며, 2차 발사를 시도했던 11월 29일에는 2단 로켓의 방향을 잡아주는 추력방향제어기(TVC)가 발목을 잡았다.
수십차례 점검을 했지만 발사 16분 52초를 앞두고 우주를 향해야 될 나로호를 붙잡은 것은 추력방향제어기내 축전지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15만여 부품으로 구성된 발사체는 사소한 부품결함만 있어도 발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54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 나로호 발사가 가격으로 따지면 얼마되지 않은 축전지 때문에 발사가 연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우주를 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09년 1차 발사 때부터 10차례나 연기됐던 나로호는 현재 나로우주센터 종합조립동에서 마지막 비행을 위한 점검중이다.
항우연은 3차 발사 연기 때 문제가 됐던 '추력방향제어기(TVC)'점검을 마쳤고 교체한 TVC를 테스트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1월 중 발사 일정이 확정되면 현재 분리돼 있는 2단로켓에 나로과학위성을 탑재하고 1단과 2단 로켓 결합, 발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로호가 사용하는 액체산소 온도가 영하 183℃여서 여건만 된다면 겨울철에도 발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나로호를 넘어 한국형발사체로=나로호는 발사체 독자 개발기술을 위한 과정이며, 우주개발 독립국을 향한 첫발이다.
나로호 발사를 추진하면서 얻은 기술과 경험은 모두 2021년 발사를 목표로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발사체(KSLV-Ⅱ) 독자 개발에 연계된다.
나로호 100㎏ 내외의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수준이며, 1단 로켓을 러시아 기술에 의존했다는 한계를 안고 있지만 2021년 1.5t급 실용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의 밑거름인 셈이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은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2021년까지 1조5449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사업 1단계인 2014년까지는 7t급 액체엔진을 개발하고 시험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액체엔진 개발에는 엔진 총조립과 지상 연소시험이 포함된다. 개발 2단계인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본격적으로 75t급 액체엔진 개발이 이뤄진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진행될 3단계에서는 75t급 엔진 4기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개발한 뒤 최종적으로 2회의 발사를 시도하게 된다.
한국형발사체는 무게 총 200t에 길이는 47.5m, 3단 로켓이다. 1단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가 묶음방식(클러스터링)으로 들어간다. 2단에는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은 7t급 액체엔진 1기가 탑재된다.
KSLV-Ⅱ의 독자개발로 우주개발 독립국의 지위를 확보하면 우리가 개발한 인공위성을 외국에 보내 발사대행을 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군사용 위성의 자력 발사도 가능해진다. 특히 미국, 러시아 등 선진국들과 우주개발 공동연구에 참여할 수도 있어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거쳐야하는 관문이다.
항우연은 “30년 뒤 우주관련 기술이 현재 주류인 정보기술(IT)에 이어 한국의 희망이 될 것”이라며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으로 2조955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2만6834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은남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