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대표가 총대를 멨다.
황 대표는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창중 대변인에 대해 “지금까지는 논객 입장에서 충실한 진영논리를 펴 온 분이지만 앞으로는 대변인으로서 조직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두둔했다.
또 “정권 인수위 대변인으로서의 공과를 지켜보고 논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단지 과거와 입장이 달라졌다고 비난하는 것은 좀 이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윤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첫 번째 인사로, 여러 뜻이 함축돼 있다고 본다”며 “이번 인사로 인해 오히려 이후 인사 때는 중도 또는 진보진영 인사에 대한 박 당선인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진영 인사를 중용했으니 앞으로는 중도나 진보 쪽 인사도 중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진보 진영 인물을 영입하면 논란이 상쇄될 것이라는 식의 궤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으로, 새누리당의 이중 잣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뜬금없이 윤창중 대변인이 '파평 윤씨 34대손, 윤봉길 의사의 손자가 맞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하 의원은 “윤창중 수석대변인이 윤봉길 의사의 유족이 아니라는 보도를 보고, 직접 윤철병 파평 윤씨 대종회 회장과 통화를 해본 결과 '윤 의사의 직계 손자임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의 사실 여부를 떠나 당 대변인실에서 해도 될 일을 굳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하 의원이 윤 대변인을 대변하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당 대표부터 국회의원까지, 새누리당이 총력을 다해 윤 대변인 구하기에 나선 형국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백선엽 장군을 '민족의 반역자', 임수경 의원은 탈북자들에 대해 '변절자'라고 주장하자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일삼고 있다며 의원직 제명까지 촉구했다.
그런데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장관 등을 향해 '정치적 창녀'라고 극언을 서슴지 않고, 야권 지지자들을 반 국가세력으로 몰아붙여 온 윤창중 대변인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고 평가하자”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전형적인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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