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IT 이야기] 바이오 센서 칩

[재밌는 IT 이야기] 바이오 센서 칩

반도체 칩 하나로 여는 '생명연장 꿈' ETRI 칩ㆍ리더기 개발 '세계 최초'… 피 한방울로 20분이면 암진단 가능

  • 승인 2012-12-24 15:17
  • 신문게재 2012-12-25 13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재밌는 IT 이야기] 바이오 센서 칩

▲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정길호 ETRI 홍보팀장
생명연장의 꿈은 비단, 나만의 욕망은 아니다.

지난해 누적 기준, 우리나라에서 암발생 환자는 25만여 명이나 됐다. 이렇듯 암은 우리 주변 생활 가까이까지 침투하고 있고 성인 4명중 1명은 암에 걸릴 수도 있다는 통계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지만, 암의 경우에도 병의 조기 발견은 완치에 이를 수 있는 첩경이다. 이에 따라 내시경이나 CT촬영은 이제 정기적인 건강검진시 필수가 됐다.

하지만, 암을 미리 예측하기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다행히 암(癌)가운데 간암, 대장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자궁경부암 등은 암이 발병될 경우 특유의 단백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표식자(Cancer marker)라는 것이 있다. 피속의 혈청내 특정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러한 암들의 특징은 우리나라 성인들이 자주 걸리는 암이기도 하다.

이에 착안에 ETRI는 이미 지난 7년전부터 기술 선행연구를 시작했다. 이의 첫 성과가 2010년 3월에 나와 간단한 채혈로 암 진단이 가능한 '반도체 바이오센서 칩과 리더기'를 개발한 바 있다.

연구진은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결과값의 정확도를 높이고 간편화 하기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즉 당뇨병 환자가 마치 당 수치를 재듯이 혈액 한 방울을 리더기에 떨어트리면 20분이내에 곧바로 암 발병 표식자와 작용, 발암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동안 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통해 병원의 임상병리실에서 자동 혈액분석장치를 통해 수일에서 일주일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채혈과정의 번거로움과 혈장과 혈액을 분리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비싸 경제적으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ETRI에 의해 개발된 바이오 반도체 칩 하나면, 이제 손쉽게 가정에서도 간단한 진단이 가능케 된 것이다.

본 성과도 연구진이 그동안 개발했던 기존 원리와 유사하지만 더욱 고도화ㆍ정밀화를 통해 정확도를 높였다. 일반적으로 상용화 수준의 신뢰도로 보강하는데 주력했다. 연구진은 실제 대학병원에 의뢰해 암환자의 혈액을 일부 제공받아 연구진의 성과와도 비교하는 노력을 통해 정확도를 높이는데 힘썼다.

또한 다종의 식품 독소나 암진단을 위한 마커(Marker)를 반도체 칩 하나로 검출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은 ETRI 연구진이 세계 최초다. 아울러 식품 독소 분석은 주로 시료 준비에 장시간이 소요되고 고가장비와 숙련된 전문가에 의해서만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반인들도 쉽게 휴대형 바이오 칩을 통해 식품 독소를 감지할 수 있어, 검역소뿐 아니라 요식업소, 급식소 및 일반 가정에서도 식품안전성의 현장 검사기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본 연구성과가 모든 암을 100% 진단하는 만능기계는 아니다.

하지만, 보건의료의 혜택에서 비교적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산간, 벽지 등의 보건진료소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에 보급해 1차적 의료 서비스차원에서 활용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정길호·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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