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양대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 |
인간의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절대적인 환자의 수가 증가하게 되어 과거에는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았던 질병들이 중요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뇌졸중이 있다. 물론 이외에도 고혈압, 당뇨, 심장병, 퇴행성 질환(관절염), 근골격계 질환(요통, 근육통 등) 등이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들이다. 그러나 뇌졸중 같은 질환은 상당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질환과는 차이가 있다.
사람들은 막연히 “뇌졸중으로 쓰러져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한다. 이는 병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어 생기는 오해다. 뇌졸중은 여러 번 반복해서 발병되고, 매번 신경이 상하게 되다가 회복불능 상태에까지 이르게 되면 자리에 눕게 된다. 즉 병의 진행과정 중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병의 경과를 잘 이해 할 필요가 있다. 뇌졸중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용덕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뇌졸중은 한가지 질환을 의미하지 않으며 다양한 질환을 통칭하는 병명이다. 뇌출혈, 뇌경색(뇌혈전, 뇌전색), 지주막하 출혈, 일과성 뇌허혈 발작 등을 모두 합쳐 뇌졸중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뇌졸중환자의 약 75~80%는 뇌경색 환자들이고 그 외에는 뇌출혈이다.
뇌출혈은 뇌속의 동맥이 터져서 피가 뇌실질 속으로 흘러 들어가 뇌세포가 기능을 잃음으로써 생기는 병이다. 혈관이 터지는 이유는 대개 고혈압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뇌출혈은 갑자기 발생되므로 돌발적으로 생긴 병으로 생각하지만 오랫동안 고혈압을 앓은 사람이 아니면 뇌출혈이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뇌출혈은 원인보다 유발원인이 중요한데 흥분이나 정신적 긴장, 격무, 과로가 커다란 위험인자가 된다.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이 아닌 경우에는 뇌혈관 기형에 의한 것이 있다.
▲뇌졸중의 증상과 빠른 처치가 필요한 이유=뇌졸중의 증상의 경과는 특이해서 악화를 겪다가 자연스럽게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경과를 취한다.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발병 후 대개 처음 수일간 증상이 악화되는 경과를 밟게 된다. 의사가 그것이 자연스러운 경과의 하나라고 설명해 주더라도 환자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물론 환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쩌면 그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뇌졸중 증상이 초기에 악화되는 이유는 뇌세포 중 혈액의 부족으로 거의 죽기 직전에 있으면서도 어느 정도 기능을 유지하던 신경세포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전히 죽게 됨으로써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거나 손상된 뇌세포의 부종에 의해 죽은 뇌세포 속으로 체액이 들어가서 세포들이 붓게 되는데 이로 인해 뇌 손상부의 부피가 커져서 주변의 정상적인 세포를 압박하거나, 거기로 가는 혈관을 압박하여 나타난다.
뇌졸중이 급성기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하여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와 같이 초기에 악화되는 경과를 조기에 발견하여 조금이라도 예방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므로 뇌졸중의 초기에는 이러한 것에 대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인자=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위험인자를 찾아내어 병이 나타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치료다.
뇌졸중은 많은 연구에 의해 위험인자와의 관계가 밝혀졌다. 고혈압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뇌졸중이 2배 높다는 식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약간의 높은 혈압과 당뇨가 있는 경우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암살자처럼 서서히 다가와 혈관을 망가트리므로 미리 건강을 체크해 보고 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건강검진 결과에서 경계 고혈압, 혹은 당뇨 의심, 비만, 고지혈증 등의 뇌졸중의 위험인자가 발견된 사람들은 즉시 추가 검사를 하여 혈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는 머리 MRI, 뇌혈류 검사 등이 대표적인데 통증 없이 시행하는 검사로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이상이 관찰되지 않은 경우에도 뇌졸중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만 자체도 질병으로 인식되는데 뇌졸중관의 연관성도 보고된다. 꾸준한 유산소 운동, 싱겁게 먹는 식습관, 복부비만관리, 금연, 금주 등과 같은 생활습관을 실행해야 한다.
▲노년기 건강관리=노년기 건강관리는 각종 질병을 다스리는 것 못지않게 '기초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협심증,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이 있더라도 먹고 활동하는데 큰 지장만 없다면 노쇠로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이러한 기초기능을 할 수 없는 노인들보다도 더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유지에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보다 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생활이다.
이틀에 한번 이상은 유산소 운동을 40분 이상 꾸준히 하고, 수면과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며 과식과 과음을 피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건강하게 남들보다 5년 이상은 더 오래 살 수 있다.
특히 운동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갖가지 신체이상을 예방하고 늦춰주는 가장 좋은 처방이다. 혈압과 혈당을 낮추고 동맥을 부드럽게 만들며 골다공증을 방지하고 면역기능을 증가시켜 각종 암 발생과 세균의 침투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강도가 높지 않아 노년에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으로 걷기운동을 꼽을 수 있다.
건양대병원 김용덕 교수는 “무릎이나 허리 관절염 등으로 걷기 힘든 노인은 물속에서 걷는 '수중운동'이 좋다”며 “이 모든 예방조치들을 긍정적인 사고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비결”이라고 조언했다.
●뇌졸중을 예방하는 생활습관
1.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2. 기름진 음식, 짠 음식을 피하고 과식하지 않는다.
3. 심혈관에 부담을 줄 만큼 과음을 하지 않는다.
4. 규칙적인 산책, 걷기, 수영 등으로 심혈관을 튼튼히 한다.
5. 그날의 스트레스는 잠자기 전에 꼭 푼다.
6. 고혈압 환자는 지속적인 혈압관리에 힘쓴다.
7. 당뇨환자는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혈당 조절을 한다.
8. 고지혈증은 동맥경화를 악화시키므로 꾸준히 관리, 치료한다.
9. 과로와 스트레스는 중풍을 촉발시키므로 무리하지 않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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