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QR 코드가 새겨진 마이크로식별자를 제작하기 위한 광미세유체 마스크리스 리쏘그래피 시스템의 모식도. 실제 제조된 QR 코드화된 마이크로식별자의 형광사진. 마이크로식별자가 의약품 위조 방지를 위해 캡슐 안에 첨가돼 있다. |
경희대 박욱(34) 교수와 서울대 권성훈(37) 교수가 주도하고, 서울대 한상권 박사생, 배형종 석사생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토종 연구자들 중심으로 일궈낸 성과로서, 참여연구자 전원이 40세를 넘지 않는 신진 연구자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의약품 위조 방지를 위해 포장지에 바코드, 홀로그램, QR 코드와 같은 식별자를 넣는 방식을 사용해왔지만, 복제 위험이 크고 포장을 제거하면 내용물이 위조된 것인지,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여부 등을 알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 식별자 기술이 개발됐지만, 정보 저장량이 적고, 제조 과정에서 압력이나 충격을 받으면 정보 인식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의약품 위조 방지를 위해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고 손상된 정보를 복원하는 QR코드 마이크로식별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식별자는 먼지만한 크기의 식별자에 대용량 정보를 넣을 수 있는 QR 코드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기존보다 최대 100배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식별자에는 약의 이름, 성분, 제조지, 제조일, 유통기한 등 제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담고 있어 대량의 정보를 가진 식별자를 약물과 함께 제조하면, 포장수준이 아닌 재료수준에서 위조약 제조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한 폴리머 입자를 제작해 QR코드 기술을 접목,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또 아주 작은 식별자가 외부의 압력에 훼손되는 경우에 대비해, 코드가 일부 손상(최대 20%)되더라도 정보를 정상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실용화의 가능성을 높였다.
박욱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로 위조약을 구별하기 위한 포장기반의 기술에서 한 단계 진화된 제약재료 단계에 식별자를 삽입해, 앞으로 재포장 혹은 유통기한 변경과 같은 위조 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대통령포스트닥)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재료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11월 20일 자)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권은남 기자 silver@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