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IT 이야기] DRAM 동적 기억장치

[재밌는 IT 이야기] DRAM 동적 기억장치

늦은 개발열기 불구 세계 최고 수출강국 우뚝 '산업의 쌀' 반도체, 신화를 일구다

  • 승인 2012-11-12 14:45
  • 신문게재 2012-11-13 13면


▲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정길호· ETRI 홍보팀장
“지난 10월 IT수출이 휴대폰과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년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 11월 7일자 모일간지의 경제면 기사다. 휴대폰은 22억 6000만 달러, 스마트폰 수출도 6분기 연속 세계 1위다. 갤럭시 S3와 옵티머스의 덕택이다. 반도체 수출도 10월 들어 46억 4000만 달러를 기록해 수출성장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수출 5000억 달러를 달성하며 세계 7위에 랭크되었다. 무역액도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도 휴대폰은 물론, 반도체의 공이 컸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DRAM, Dynamic Random Access Memory) 개발을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였다. 정부는 1981년 3월 '전자공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고 모든 전자제품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비유될 정도로 미래 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기술이었다.

선진국들이 반도체 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던 1980년대에도 우리나라의 반도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열악했다. ETRI는 반도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반도체란?' 만화책을 만들어 배포키도 했다.

'선진국으로 가는 반도체 열차'는 그 책에 실린 내용 중 하나였다. 그림 속엔 빠르게 변화하는 선진기술을 상징하는 강 하나와 그 강을 건너는 열차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바다 건너에선 이미 미국과 일본이 치열한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담겨져 있다.

한편 영국과 독일은 막 열차에 올라타 있고 갓을 쓴 우리나라 선비는 열차를 타려고 열심히 뛰어가는 장면으로 묘사해 놓는 등 쉽게 상황을 설명해 놓았다. 반도체 만화의 효과는 놀라웠다. 대통령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 대기업 총수들에게까지 전달되어 반도체가 모든 산업에 기여하는 파급효과와 중요성을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했던 것이다.

기술력도 재원도 시설도 부족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으로 '선진국으로 가는 반도체 열차'에 올라탄 대한민국. ETRI는 그 선두에서 산업체들과 함께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대통령은 '초고집적반도체기술공동개발(안)' 문서를 결재하며 결의에 찬 지시를 한 것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4M DRAM 공동개발은 ETRI가 연구개발의 총괄관리와 설계, 생산, 기본기술 개발을 지원하며, 삼성반도체통신ㆍ금성반도체ㆍ현대전자 등 참여기업들은 설계, 생산과 기본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기업의 기술능력에 따라 독자개발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연구원들의 사활을 건 노력으로 1989년 2월, 4M DRAM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16M를 개발했고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RAM을 개발함으로써 드디어 일본을 9년만에 따라잡았다. 이후 1994년, 256M DRAM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가 현재까지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하는 발판이 됐다.

ETRI가 세워놓은 기반위에서 대한민국은 반도체 기술 불모지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수출국으로 도약 시켰고, 반도체는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를 차지하며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ETRI가 그동안 일군 연구 성과물들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중 TDX가 차지하는 부분은 약 18조 8900억원으로 전체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정길호· 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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