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주관하는 합동조사에 시민단체에서 추천하는 전문가들을 참여시키기로 했지만, 환경단체는 정부 기관 주도가 아닌 완전히 독립적인 형태의 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사단 구성 자체에서부터 일부 난항이 예상된다.
4일 환경부와 지역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2일 국립환경과학원과 환경단체들이 금강과 낙동강 물고기 집단 폐사 사고 민관합동조사단 구성을 위한 첫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금강에서 사상 초유의 물고기 대량 폐사 사고가 발생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환경부가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밀조사를 진행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현재 국립환경과학원 주관으로 과학원과 시민단체에서 추천하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10~20명 정도로 조사단을 구성, 용존산소 부족이나 수환경 변화 또는 독성물질 유입 가능성을 비롯해 외국의 유사사례에 이르기까지를 광범위하게 조사ㆍ분석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조사단 구성 자체가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기관 주도 하에 민간에서 추천한 전문가 일부가 참여하는 것을 가지고는 민관합동조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양흥모 상황실장은 “사고 이후 이미 환경부가 납득하기 어려운 조사와 대처로 불신을 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동조사를 환경과학원에 맡긴 것 자체가 공동 조사의 의미나 시민사회의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관행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실장은 이어 “환경부에서 제시한 합동조사 방식은 그냥 환경부가 하는 조사에 민간 전문가 일부를 참여시키겠다는 것으로 공동조사로 볼 수 없다”며 “민간에서 단순히 전문가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독립적인 형태의 기구를 구성해 조사와 관련된 방식과 내용 등을 모두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시민단체와 계속 협의 중에 있다”며 “조사 자체에 정치적인 부분이 개입돼선 안되고 과학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전문가들이 객관적으로 조사 방식과 내용 등을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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