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정안’ 통과 낙관하긴 이르다

기초단체 수준의 빈약한 재정으로 세종시를 17번째 광역단체로 키울 수 없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부분도 대폭 보강해야 한다. 그래서 절실한 것이 안정적 재정 확충, 자치권 확대가 가능한 법령 정비였다. 18일 국회에 제출된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세종시특별법) 전부 개정 법률안은 이 같은 내용을 상당히 알차게 담고 있다. 입법, 행정, 재정, 교육 등 고도의 자치권 확보에 꼭 필요한 법이다.

조금이라도 세종시의 성공을 바란다면 행·재정적 지원 강화에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동발의를 요청하는 공문과 전화로 명단을 취합한 결과 155명이 동참했다 한다. 과반을 넘겼지만 면면을 보면 거당적, 초당적이라고 하기에는 어딘지 미흡하다. 반대만 하는 행태를 벗어나는 정치권의 합리적인 모습을 기대해본다.

현실의 세종시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목적만 거창했지 사실상 모든 걸 원점에서 만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절대 부족한 제도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동안 개정안 작업이 차일피일 미뤄져왔고 수정 보완 등으로 일정이 더 늦춰졌다. 다행히 국회와 세종시에서 열린 공청회 내용까지 비교적 충실히 반영됐다. 지역 내 균형발전에 대한 배려도 들어 있다.

지방세와 세원 수입 등 자체 재원 조달에 한계가 뚜렷한 것이 세종시의 경우다.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을 1.5% 법정 교부율로 전환하는 부분 등 재정난 해소에 도움되는 조항이 눈에 띈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논쟁과 논란에서 탈피할 때도 됐다.

적어도 자족기능을 갖출 때까지 세종시는 재정특례제도 등 단기적인 방식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인구 증가와 도시 발전 단계에 따라 재정 수요가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다.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통령과 정부의 추진 의지, 당을 뛰어넘는 국회 협력은 늘 강조되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개정안 통과를 비릇해 세종시 위상 확립에는 지나야 할 강과 산이 앞으로도 많다. 국무총리를 정점으로 지원 협력의 중심에 서는 문제도 그렇다. 태생적으로 세종시는 실질적인 행정수도여야 원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신중하고 단호한 자세로 국익 차원에서 정기국회 통과를 일궈내야 하겠다. 공동 발의로 통과가 유력하다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