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암예술마을 조성의 필요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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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암예술마을 조성의 필요조건

  • 승인 2012-10-17 19:11
  • 신문게재 2012-10-18 21면
홍성 고암예술마을 조성에 탄력이 붙고 있다. ‘고암 이응노 생가·기념관과 연계한 고암예술마을 조성사업’이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컨설팅 지원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첫째는 현대 미술의 거장 이응노 화백의 예술혼이 홍성 홍천마을 일원에서 피어나길 바란다. 둘째는 이곳이 홍성8경의 멋과 맛과 잘 어우러진 관광 포인트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홍성 하면 떠오르는 지역 랜드마크로 활용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관광에만 급급해서는 특화된 예술마을로 태어날 수 없다. 고암예술마을을 통해 지역 정체성과 도시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무엇을 채워야 할지를 놓고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김유정 생가가 있는 강원도 실레마을처럼 정감 넘치는 지역예술의 허브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지역발전위원회 창조지역사업에 선정된 ‘타임오딧세이’ 사업, 스토리텔링형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월계천 등과의 연계도 컨설팅 단계부터 반영하면 좋겠다. 스토리텔링은 당연히 고암예술마을에도 있어야 한다. 다만 시설계획, 프로그램은 풍성하되 넘치거나 산만하지 않는 게 요체다.

특히 농업과 예술을 결합하기로 설정했다면 주변 홍북면 등 농촌체험관광사업과의 접목은 필수적이다. 귀농과 혼합된 예술문화마을도 구상해볼 수 있겠다. 홍성만이 보유한 역사와 관광에 문화예술을 보강하고 농경문화 유적까지 조합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 같다. 때마침 지난해 홍성 관광객이 25% 증가할 만큼 관광산업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고암 생가도 복원했다. 하지만 독보적인 고암의 예술세계는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다. 다양한 예술체험 프로그램이 구비돼야 할 이유가 이것이다. 미술애호가뿐 아니라 관광객의 흥미를 끌려면 난해하지 않는 예술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전체 지역주민의 이해도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곧 충남도청 내포시대가 개막된다. 홍주성을 비롯해 만해 및 백야 생가지, 최영 장군·성삼문 선생 유허지 등의 역사자원을 지역자원으로 재탄생시킬 기회가 왔다. 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고암미술문화재단 등과 협조가 잘 되고, 출생지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 예산 수덕여관과 대전 이응노미술관 또한 소중한 자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암 유족과의 매끄러운 관계 설정이다. 지역의 문화적 역량 강화, 예술의 도시 이미지는 하루아침에 조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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