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레드카펫 갈 때도 직접 머리하고 분장한다”며 “한때 숍에 다녔는데 제가 트렌디한 스타일에 걸 맞은 외모가 아니잖나. 그래서 직접 하고 있는데 결과에 상관없이 성취감이 있다”고 뿌듯해했다.
김인권은 이런 말도 했다.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주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이날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어떤 머리를 할지 고민했단다.
김인권은 '방가?방가!'에 이어 '강철대오'까지 육상효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추면서 감독의 페르소나란 호칭을 얻게 됐다. 육 감독은 전작 '방가?방가!'에서 백수탈출을 위해 부탄인으로 위장 취업한 방태식을 통해 이주노동자의 삶을 들여다봤다. 이번에는 육 감독 대학시절에 실제로 발생한 1985년 미문화원검거농성사건을 소재로 했다. 김인권은 짝사랑하는 여대생을 뒤쫓다 시위에 휘말리고 혁명투사로 거듭나는 중국집 배달원 대오 역을 맡았다.
김인권은 “감독님이 페르소나란 표현보다는 아바타가 어떠냐고 하셨는데, 이번에 진짜 감독님의 영혼이 제 몸에 들어온 것 같은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톱스타는 아니지만 그래도 충무로에서 충분히 자리 잡은 배우다. 김인권은 이에 “동물원의 호랑이와 원숭이의 차이 아니겠느냐”고 비유했다. 그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제가 장동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이 동경하는 존재, 왠지 나와 다른 존재가 스타라면 전 원숭이처럼 재밌으면서도 친근한 사람. 찰리 채플린이나 주성치, 심형래에 가까운 배우”라고 자신의 색깔을 정의했다. 조단역을 거쳐 주연의 자리에 올라서일까? 앞서 홍보 관계자가 김인권의 인간됨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는데 실제로 그들을 챙기는 마음씀씀이가 각별했다.
김인권은 “대학생 역할로 신인배우들이 많이 캐스팅됐다”며 “우연찮게 저랑 동갑 말고는 다 동생이었다. 두루두루 섭섭지 않게 신경 썼다”고 말했다. “누구나 다 카메라 앞에 서고 싶다. 하지만 카메라에 얼굴이 잡히지 않는데도 끝까지 카메라 밖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친구들이 소외감 느끼지 않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좋은 책을 나눠 읽거나 그렇게 했다.”
주연배우로서 본인 연기하기에도 바쁘지 않느냐고 하자 그는 “누가 섭섭해 한다는 느낌이 전달되면 마음이 무겁다. 뭔가 해줘야 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라며 김인권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15세 관람가, 25일 개봉.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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