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다빈 |
대전 사이클 여고 단거리 간판 대전체고 임다빈(19)이 금보다 값진 동메달을 남동생에게 선물했다.
임다빈은 11일 대구 만촌자전거경기장에서 열린 여고 사이클 500m 독주 결승에서 38초 970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다빈의 메달은 이번 체전 대전선수단의 첫 메달.
시상식을 마친 임다빈은 “내 최고기록(38초 4)을 냈으면 메달 색깔이 금빛으로 바뀌었을 텐데 아쉽다”며 금메달을 놓친 서운함을 드러냈다.
실제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경남 최슬기(진영고)의 기록은 38초 764였다.
첫 스타트에서 부정출발 한 뒤 심리적 위축으로 두 번째 시도에서 출발이 늦어진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임다빈은 값진 동메달을 남동생 세빈(18)군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임다빈은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바로 나의 사랑하는 동생”이라며 “운동할 때 곁에서 많이 챙겨줬다”고 동생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드러냈다.
임다빈과 동생은 불우한 가정형편으로 유년시절을 남동생과 함께 보육원에서 자랐다.
임다빈이 대전체고로 진학하고서는 기숙사에서 지냈지만 틈날 때마다 보육원을 찾아 동생을 돌봐왔다.
순탄하지 않은 성장과정이 남매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한 것이다.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눈물을 흘려 주변을 숙연케 했다.
임다빈은 그러면서 앞으로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녀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사이클 단거리에서 아시아권 대회 메달도 없다”며 “앞으로 열심히 해서 내가 첫 번째 주인공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아시아 무대를 제패하면 그다음은 올림픽이다”고 덧붙였다.
대전체고 이진만(33) 감독은 “다빈이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항상 밝고 훈련장에서 붙임성이 탁월하다”며 “작은 체구에도 끈기가 좋아 향후 우리나라 사이클의 희망이 될 재목”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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