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내년 국비 확보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얻은 반면, 도청이전 사업비를 비롯해 유류피해극복 기념관과 병원선 등 지역현안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해 '정치력 부재'가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도청이전사업의 경우 도가 건의액 대비 25%의 국비 확보에 그쳤지만, 경북도는 100% 반영률을 보여 '지역 홀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관련사설 21면
3일 도에 따르면 도는 내년 정부 예산안 3조7448억원이 반영돼 목표액 대비 94.8%의 확보율을 보였다. 이는 올해 3조5514억원(세종시 제외)보다 5.4%(1934억원)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역현안 사업 상당수가 예산이 제외되거나 반 토막 났다.
도청이전 사업 분야는 국비 확보율이 25% 반영에 불과했다. 도청사 신축 지원비 135억원이 전액 제외됐고, 내포신도시 진입도로 331억원 중 214억원이 미반영됐다.
반면, 똑같이 사업을 추진 중인 경북도의 경우 내년 도청이전사업비 647억원(신청사 건립비 412억원, 진입도로 개설비 235억원) 전액을 확보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08년부터 추진돼 온 유류피해극복기념관의 경우 실시설계 용역비 10억원이 내년 정부 예산에서도 제외돼 3년째 답보 상태에 놓였다. 사업비 227억원을 들여 태안 만리포 해수욕장 주변 2만㎡ 부지에 전시시설과 체험·교육시설 등을 조성, 유류피해 사고로 인한 환경피해의 경각심을 높이고 10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의 노력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돼 왔다.
충남 병원선도 사정은 비슷하다. 도가 병원선 운영비 5억원을 건의했으나, 기획재정부에서 지원근거가 없다며 예산을 미반영, 국비 확보에 실패했다. 이번에 건의한 병원선 운영비는 많지 않지만, 추후 있을 선박건조비(50억~60억원)까지 감안하면 이번 국비 확보 실패는 적지않은 충격이다.
이와 함께 항만·어항 분야에서도 건의액 1096억원 중 735억원만 반영, 67% 달성에 그쳤다.
대산항 건설비 654억원 중 339억원만 반영돼 사업비가 반 토막 났고, 안흥항 20억원, 장항항 정비 예산 10억원 등도 미반영됐다.
이 밖에 장항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비 145억원, 옛 장항제련소 주변 오염토지 매입비 56억, 천안~청주공항 전철 사업 설계비 20억원과 충청권 다목적헬기 구입비 50억원 등도 빠졌다.
도 관계자는 “도청이전 사업과 유류피해극복기념관, 병원선 등 내년 국비에 미반영된 사업에 대해 정치권과 공조해 예산이 반영되도록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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