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와 팥고물 송편, 소고기 산적, 걸쭉한 토란국….
추석에 즐겨 먹는 전통음식이다. 대부분 단백질과 지방질이 많고 열량도 높다. 그러나 입맛 당기는 대로 먹었다가는 과식으로 이어져 연휴기간 내내 고생하기 마련이다.
이번 추석에는 다양한 웰빙 재료를 이용한 건강 송편을 만들어 먹는 것은 어떨까?
가을에 수확한 구수하고 달콤한 늙은 호박을 첨가한 '호박 송편'은 맛과 영양은 기본으로 노란 빛깔 예쁜 색까지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호박은 카로틴, 비타민 C, 섬유질이 풍부하고 미네랄도 골고루 들어 있어 감기예방, 피부미용에 좋을 뿐 아니라 세포 점막을 튼튼하게 해주고 소화흡수가 잘돼 위궤양 환자가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변비예방에도 좋다.
크기도 맛도 영양도 인기도 최고인 '모싯잎 송편'은 푸르고 청정한 빛깔에 쌀과 모시, 콩 이외에는 어떠한 화학첨가물도 넣지 않은 천연의 맛으로 최근 건강식으로 급부상했다.
다년생 풀인 모시는 떡을 말랑말랑하게 유지해 줄 뿐 아니라 부패도 막아준다. 또 식이섬유와 아미노산, 칼슘과 마그네슘이 많이 들어 영양가가 높으며 총항산화활성은 쑥보다 6배나 높다.
담백한 맛이 일품인 토란국은 예부터 추석의 절식(節食)으로 송편과 함께 차례상에 올라간다.
쇠고기 양지머리 육수에 토란을 넣고 끓인 국으로 토란탕ㆍ토란곰국이라고도 한다. 토란(土卵)은 '흙 속의 알'이란 뜻이며 추석 무렵에 나오는 것이 영양과 맛 모두 최고다. 토란엔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 과식해 배탈 나기 쉬운 추석에 아주 요긴한 존재다.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음식 '토란국', 이번 추석에도 며느리와 딸을 위해 한번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조상들이 추석에 즐긴 음식으론 토란국 외에 화양적ㆍ누름적ㆍ닭찜 등도 있다.
아울러 차례 상의 '감초' 같은 채소는 도라지ㆍ고사리ㆍ시금치 등 삼색 나물이다.
보통 가풍에 따라 다르지만, 흰색의 뿌리나물인 도라지나 이를 대신하는 숙주나물 또는 콩나물, 검은색의 줄기나물인 고사리, 녹색의 잎나물인 시금치가 올라간다.
셋 다 단백질이 풍부하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했던 선인들에겐 고마운 채소였을 것이다. 도라지는 한방에서 이맘때 유행하는 감기ㆍ편도선 등 호흡기 질환 치료 약재로 쓰인다. 고사리는 설사ㆍ해열ㆍ이뇨 효과, 시금치는 술독을 없애고 피부를 윤기나게 하는 데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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