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았던 20년 배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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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같았던 20년 배구인생

FA 도입후 첫 '연봉퀸'… 연패에 극심한 슬럼프 무적선수 '꼬리표' 딛고 런던올림픽 4강 이끌어

  • 승인 2012-09-19 18:45
  • 신문게재 2012-09-20 9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연봉퀸에서 팀 꼴찌와 구단과의 불화, 올림픽 4강 신화까지….”

대한민국 대표 미녀 배구스타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한유미의 20여년 배구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한유미가 배구공을 처음 잡은 것은 경기도 오산 성호초에 다닐 때다.

'키가 많이 성장할 것 같은 어린이'로 뽑혀 주변에 떠밀려 배구를 하다 보니 처음에는 별다른 흥미도,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배구공을 만질수록 매력을 느끼게 됐고, 수원 수일여자중 2학년 때 키가 많이 자라면서 훈련도 훨씬 적극적으로 뛰게됐고, 자신의 기량도 갈수록 좋아졌다.

수원대 등을 거치면서 계속 성장한 한유미는 2007년 프로배구 여자부에 처음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도입됐을 때 1억2000만원을 받으며 '연봉퀸'이 됐다.

하지만 시련은 막바로 찾아왔다.

소속팀 현대건설에서 FA 자격을 얻은 세터 이숙자와 센터 정대영이 GS칼텍스로 자리를 옮겼고, 팀내 고참이 된 한유미는 남았지만, 팀은 연패를 계속하다 2007~2008시즌을 결국 꼴찌로 마쳐야 했다.

당시 한유미는 '패배 스트레스'가 극심해 경기장에 나가는 것조차 무서웠고, 경기 중 플레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면 눈물까지 흘릴 정도였다고 한다.

자신의 기량은 퇴보하는 반면, 용병 케니와 센터 양효진은 펄펄 날아다녔다.

팀 내에서 자신의 비중이 갈수록 적어지는 것을 체감하며, 자책감도 심했다. 한유미는 도피 수단으로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이탈리아 리그팀과 계약을 목전에 두고 국내에서 다시 뛰어보자고 마음을 바꿨다.

하지만 이미 구단과의 관계는 엄청나게 꼬여 있었고, 끝내 재계약에 실패해 무적 선수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이후 커피숍 아르바이트와 영어학과, 경기대 스포츠경영학과 수강 등 배구와 거리가 멀게 살던 한유미는 1년 만에 인삼공사에서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안정된 서브 리시브, 수비로 인삼공사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GS칼텍스에서 뛰는 동생 한송이와 함께 올해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만들었다.

한유미는 이제 내년 결혼과 함께 재미교포 회계사인 남자친구를 따라 미국에 신혼집을 꾸리게 됐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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