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돈 저 |
주인공이 해방의 기쁨도 채 느끼기 전에 6ㆍ25 전쟁이 발발해 고난의 삶이 이어진다. 주인공은 어두운 밤에 이불과 옷가지만 추려 인민 공화국을 탈출했다. 방종한 생활을 하던 남편 때문에 월남 이후의 삶도 고됐다.
주인공은 무척 재수 좋은 사람이다. 기관총탄과 새우젓 독만 한 폭탄이 집 부근에 떨어질 때도, 청단장터에서 머리 위로 비행기가 까마귀 떼처럼 날며 기관총과 폭탄을 퍼부을 때도 살아남았다. 그믐날 밤 두 살배기 아이를 업고 용매도로 탈출할 때도, 배의 돛대가 부러지는 폭풍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맨손으로 피란 나온 주인공의 삶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고달팠다. 저자는 주인공의 삶을 통해 그 시대의 지독한 일상을 적나라하게 그린다.오즈의 숲/최명돈 지음/248쪽/1만원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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