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사설]한국의 '중도(中都)'로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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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설]한국의 '중도(中都)'로 키우겠다

창간 61주년의 새로운 다짐

  • 승인 2012-09-02 13:00
  • 신문게재 2012-09-03 21면
지역민과 61년 고락을 나눈 중도일보의 눈높이는 언제나 지역 사랑이었다. 지역 대표신문의 자리를 한시도 내놓지 않았던 저력은 '지역사회개발'이라는 창간 정신이었다. 역대 역점사업은 실제로 지역발전을 견인했고 한국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됐다. 실례를 들면 중도일보 주도의 대전천도추진위원회, 정부청사대전유치위원회는 세종시 탄생과 정부대전청사라는 열매를 맺어 '중도(中都)'시대의 도래를 앞당겼다.

61주년 '진갑(進甲)'을 맞은 중도일보의 100년을 향한 기본 페이스도 이제까지와 크게 다를 수 없다. 차이라면 더 많은 지역 핵심 의제를 설정하겠다는 것, 더 심층적으로 시대 환경의 변화에 전략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비수도권을 넘어 신수도권으로 비상하는 지역 위상을 세우는 품격 있는 언론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창간 61주년에 즈음해 하나 더 굳어진 것은 지역언론과 지방분권은 분리할 수 없다는 믿음이다.

지역에는 미래적 과제만이 아닌 미완의 현안이 많다. 서해안 유류사고를 봐도 기름때만 씻겼지 피해 어민의 고통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내포신도시 건설, 이에 따른 충남도청 이전 부지 활용은 특별법을 손봐서라도 해결할 사안이다. 또 보령, 아산, 서산, 당진, 서천, 홍성, 태안 등 서해안 광역관광개발계획이 장밋빛 구상이 안 되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지역자금 역외유출 방지를 위해 충청권 지방은행이 필요하다. 과거 중도일보가 충청은행설립추진위원회를 통해 지방은행 설립을 이끌었던 열정을 재현하고자 한다.

시대는 충청권 협력 체제를 더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대전에 거점지구가, 세종·충남·충북에 기능지구가 들어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성공 추진 역시 핵심 사안이다. 세종시 건설에 언론 중 가장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세평을 겸허히 받아들여 중도일보는 국회와 청와대 제2집무실의 세종시 설치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하려 한다. 세종시가 서울에 예속되지 않을 때 행정도시 건설은 완결된다는 판단에서다.

독자 생존보다 공존의 시너지를 모을수록 발전에 유리한 지역이 충청권이다. 광역단체가 된 세종시를 포함한 범(汎)충청권 경제도 그러한 지역발전정책 측면에서 봐야 한다. 대덕연구개발특구, 오송생명과학단지 및 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 연계한 과학 메카의 씨앗이 새로 뿌려지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정부대전청사의 행정, 그리고 대덕, 오송·오창, 천안과 아산 등의 과학이 어우러진 경제 허브로서도 빛을 발해야 한다. 연구개발 정책과 혁신역량 강화가 가능한 기초과학분야 세계 10대 연구기관의 비전은 과학도시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움트고 있다.

이러한 지역 이슈를 최우선시하면서 독도와 같은 국가적 이슈에도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서해 격렬비열도 유인화로 중국과의 해상경계 시비를 원천 차단하는 문제 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개발할 것이 있는 반면, 서천군민의 반발에 직면한 해상매립지처럼 개발하지 말 것은 구분해야 한다. 환경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지표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런 점에서 충남도 등의 지자체 환경보건종합계획도 구체화되길 바라는 것이다.

경제와 문화의 전장(戰場)은 같다는 말이 있다. 문화 없는 경제는 없다고도 한다. 일찍이 전국 규모의 백마영화제와 가요제로 문화를 가꿔 왔던 중도일보로서는 지역문화 창달 역시 '지역사회개발'의 일환이 아닐 수 없다. 공주와 부여 등의 백제역사유적지구, 마곡사와 법주사 등 사찰, 논산 돈암서원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유서 깊은 한밭복싱체육관 존폐 위기를 심층 보도해 '회생'으로 지침을 돌려놓기도 했다. 지역 연고 실업팀 창단 등 체육 중흥에도 앞장서겠다.

창간 이래 중도일보가 추구한 정신은 상극이 아닌 상생과 동반발전이었다. 청주·청원 통합을 지지했으며 로컬푸드 동반성장 협약과 같은 세세한 현안까지 챙긴 것도 이 같은 인식에서다. 세종시와 더불어 대전, 충남, 충북은 네트워크형 대도시권으로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갈등과 후유증 없는 지방행정체제 개편도 과제로 부상했다. 세종시의 안정 성장, 과학벨트 정상 추진, 내포신도시의 출범, 공정한 대통령선거, 민선 5기의 성공 마무리는 지역·국가적으로 큰 과제다.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언론답게 중도일보는 책임 있는 미디어 생태계의 주도자로서 61년 세월의 무게를 더한 성숙한 신문, 하지만 노쇠하지 않은 신문으로 계속 '중도시대'를 열 것을 약속드린다. 성료한 월화수목 대전달빛걷기대회는 중도일보가 동반자적 자세로 지역민과 같이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을 지방분권의 시작점이자 완성지로 만든다는 결의로 모든 임직원은 신발끈을 고쳐 매고 새롭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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