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교육당국이 학교 폭력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일선 교육현장에 만연된 학교 폭력을 뿌리 뽑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20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 학교 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대전 117센터'가 개소한 이후 두 달간 무려 2658건의 학교 폭력 신고·상담 전화가 접수됐다.
개소 이후 하루 평균 40건이 넘는 신고·상담 전화가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월별로는 6월 개소 이후 671건이 접수된데 이어 지난달에는 모두 1488건의 신고·상담 전화가 접수됐고, 이달 들어서도 534건이 접수된 상태다.
117센터는 정부가 추진하는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설치·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학교폭력 외에도 성폭력과 성매매, 가정폭력 등 각종 폭력 사건에 대한 통합 신고 및 상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대전 117센터에서는 경찰과 교과부, 여성가족부 등 관계 기관에서 파견된 전문 상담사들이 2조 4교대로 24시간 신고·상담 전화를 접수하고 있다.
하지만 개소 이후 성폭력과 성매매, 가정폭력 등 여타 사건에 대한 상담 건수는 19건에 불과했다.
이는 일단 117센터가 여타 신고·상담 업무를 병행하지만 학교 폭력 통합 신고 채널로 알려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는 그 동안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학생들이 신고 내지는 고민 상담을 할 만한 창구가 마땅치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도 보여진다.
이 처럼 117센터 개소 이후 학교 폭력 신고·상담이 폭주함에 따라 경찰도 신속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전 경찰은 지난 두 달간 접수된 학교 폭력 신고 중 60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 2명을 형사 입건했으며, 33건에 대해서는 피해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해당 학교에 통보해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나머지 25건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대전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신고·상담 건수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개소 이후 117센터가 피해학생들에게 문제 해결 창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접수되는 사건에 대해 신속히 조사 처리해 2차 피해를 예방하는 한편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지속적인 근절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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