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분의 1m '나노金' 암치료 금맥 캔다

10억분의 1m '나노金' 암치료 금맥 캔다

KAIST 전상용ㆍ이인현팀, 세계적 학술지 게재 VIP 영예 금 입자에 항원 등 결합 효과적 투여… 백신 위치추적 가능

  • 승인 2012-08-20 14:32
  • 신문게재 2012-08-21 13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국내 연구진 '금 나노항암백신' 기술 개발

▲ 금 나노 항암백신 기술을 개발한 KAIST 전상용<사진 위> 교수와 이인현<아래> 박사.
▲ 금 나노 항암백신 기술을 개발한 KAIST 전상용<사진 위> 교수와 이인현<아래> 박사.
눈에 보이지 않는 크기의 금 알갱이로 항암 백신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돼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KAIST 전상용 교수와 이인현 박사가 작은 금 알갱이(금 나노입자, 지름이 10억분의 1m)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으면서 암을 예방ㆍ치료할 수 있는 항암 백신기술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독일화학회가 발간하는 화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지 7월호에 게재됐으며 상위 5% 이내 논문에만 수여하는 VIP(Very Important Paper)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기존 대부분의 항암 백신은 몸 밖에서 환자의 암 조직 파편 등으로 사람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한 후, 다시 그 면역세포를 몸속에 넣어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이럴 때 여러 단계의 백신 제조과정을 거치게 되고, 치료비도 비싼 것이 단점이다. 또한, 몸속에 주입한 백신이 원하는 곳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추적할 수 없어, 치료 효과를 예측하고 가늠하기 어렵다.

반면 전상용 교수 연구팀은 기존 항암 백신과는 달리 일반적인 근육주사로 면역세포들이 많이 모여 있는 국소 림프절을 통해 금 나노입자 백신을 효과적으로 전달, 항체를 생산하고 항암 면역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암을 예방 치료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또 병원에서 진단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엑스레이 등 영상기기를 이용해 주입한 금 나노입자 백신을 추적, 백신이 목표하는 곳에 제대로 도달하였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앞으로 개발될 새로운 백신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전 교수팀은 우선 금 나노입자 표면에 모델 암 항원(RFP 단백질)을 화학적으로 결합한 후, 추가로 면역보조제(DNA 단편)도 결합해 금 나노 백신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금 나노 백신을 몸에 넣으면 국소 림프절로 선택적으로 이동해 해당 암에 특이적인 항체 생산을 촉진하고,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항암 면역세포도 활성화해 우수한 항암 효능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금 나노 백신이 암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암의 성장과 전이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전상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금 나노입자를 이용하면 몸속에 투여한 백신을 쉽게 추적할 수 있고, 기존의 백신에 비해 복잡한 과정 없이도 쉽게 면역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암을 치료할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이 원천 기반기술은 각종 암뿐만 아니라 현재 임상적으로 치료가 어려운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에도 폭넓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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