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문길 원광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
부동산전문가인 중개사의 권유에 따라 매매계약을 하는 경우 각종의 공부 즉, 등기사항증명서, 신분증, 등기권리증 등을 확인하고 계약에서부터 잔금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계약금과 중도금을 지급하고 잔금과 동시 소유권이전을 받으려 하였는데 매도인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진정한 소유자가 아닌 허위 매도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부동산거래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잔금지급도 못하고 소유권이전마저 받지 못한 상황에 이르게 돼 중개사에게 원망과 책임 추궁을 했지만 공인중개사는 “거래관계에서 각 종의 공부를 확인하였고, 신분증까지도 확인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할 뿐이다.
이에 대해 1993년 대법원판례는 중개업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와 신의성실로써 매도 등 처분을 하려는 자가 진정한 권리자와 동일인인지 여부를 등기사항증명서와 주민등록증 등에 의해 조사,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 등기권리증은 소유권이전등기단계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거래에 있어서도 처분권한의 유무의 확인 등을 위해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에 필요할 때에는 등기권리증의 소지여부나 내용을 확인 조사해 봐야 할 주의의무가 있어 중개업자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중개업자에게 책임이 없다는 판례도 있다. 2007년 대법원판례에서는 중개업자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 주의의무가 있다는 전제는 하고 있지만, 비록 등기권리증 소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제반 다른 사항을 적절히 확인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래관계에서 권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이 중개업자에게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판시도 있다.
이같은 판례를 통해 사안에 따라 공부 확인 여부 관련, 공인중개사만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거래자 역시 급매물이라고 하더라도 관련 서류를 꼼꼼히 확인해야 거래 사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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