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계약자의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소비자와 보험회사 간의 분쟁이 증가하는 추세다. 보험계약자가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소홀히 해 계약이 해지 되거나,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본보는 금융감독원의 도움을 받아 보험계약 체결 전 알릴 의무 주요사항 등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보험 '계약 전 알릴 의무' 개요=보험가입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자신의 병력(病歷), 직업 등 보험회사가 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을 보험회사에 알려야 한다. 이를 '계약 전 알릴 의무'라고 한다.
보험계약 청약 시, 보험계약자 및 보험대상자(피보험자)는 보험회사가 작성한 질문사항에 대한 답변을 청약서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보험회사는 보험가입자가 알려준 사실을 바탕으로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병력 등을 숨기고 가입했으면 향후 분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청약서상 '청약 전 알릴 의무'는 기본적으로 총 18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질문항목을 보면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단, 치료, 입원, 수술, 투약을 받은 경험 여부와 최근 5년 이내 입원, 수술, 7일 이상 치료 또는 30일 이상 투약 여부 등 현재 및 과거의 질병 5개 항목이다. 또 현재 신체에 대해 기능적 장애나 외관상 신체장애가 있는지 등 2개 항목, 직업, 운전여부, 위험이 높은 취미(암벽등반 등) 등 외부환경 4개 항목, 부업(계절업무종사), 해외위험지역 출국계획, 음주, 흡연, 타 보험 가입현황 등 기타 사항 7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유의 사항=보험계약자 및 보험대상자는 청약서상 질문사항에 대해 사실대로 답변하고 자필로 서명해야 한다. 답변내용은 보험계약이 성립되기 전까지는 변경, 철회 등이 가능하나, 계약 성립 후에는 수정할 수 없다.
특히, 타인(보험계약자=보험대상자)의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받는 보험계약은 청약 시 보험대상자가 자필서명을 하지 않으면 보험계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이와 합께 보험회사가 전화, 우편 등 통신수단을 활용해 보험을 모집하는 경우, 보험계약자와의 최초 통화내용부터 청약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과정이 녹음돼 향후 분쟁발생 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전화 등 통신판매 계약은 일정 조건하의 보험계약에 대해 보험계약자와 청약과정의 녹음내용을 청약서상의 자필서명으로 갈음할 수 있다.
따라서, 보험계약자는 보험설계사(또는 통화 시 안내원)의 질문에 무조건 “예”, “예”로 대답하지 말고 하나하나 꼼꼼히 듣고 궁금한 사항은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답변해야 한다.
▲구두로 알린 사항 효력 없어=보험계약자가 청약서에서 질문받은 사항에 대한 답변을 청약서에 기재하지 않고 보험설계사에게 구두로 알렸을 경우, 보험계약자가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설계사는 독자적으로 보험회사를 대리해 보험계약을 체결할 권한이나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의무) 내지 계약 후 알릴 의무(통지의무)를 받을 권한이 없다.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시 불이익 발생=보험계약자(또는 보험대상자)가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거나 보장이 제한(가입금액 축소 등) 될 수 있다. 보험계약 해지 시 해지환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가입 초기 해지환급금은 이미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을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자가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했더라도 보험계약이 해지되지 않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①보장개시일부터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지 않고 2년(진단계약의 경우 질병에 대해 1년)경과 ②보험계약 체결 후 3년경과 ③보험회사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사실을 알고 1개월 경과 ④보험회사가 계약 당시에 위반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해 알지 못했을 때는 보험이 해지되지 않는다.
또한 보험계약자 등이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해 가입한 후 보험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보험금 지급사유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사항 간의 인과관계가 존재하면 해당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하지만, 보험회사가 보험금 지급사유와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사항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한 경우, 보험계약자는 해당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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