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의 착오' 인정 땐 계약취소

'동기의 착오' 인정 땐 계약취소

분양계약 체결시 신중 기해 입주시 피해 줄여야

  • 승인 2012-08-06 14:41
  • 신문게재 2012-08-07 12면
[바로보는 부동산 분쟁] 4. 선분양 아파트의 조망권

▲ 박유석 혜천대 부동산학과 외래강사
▲ 박유석 혜천대 부동산학과 외래강사
우리나라 아파트 시장은 대부분 선분양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즉 아파트 분양을 견본주택이나 조감도 등을 통해 완성이 되기 전에 분양을 받은 뒤 완성이 되면 입주를 한다. 선분양제도에서는 분양시기와 입주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주변여건의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분양자가 이런 상황을 미리 알고 이를 수분양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거나 거짓말한 경우라면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취소로 계약을 무효화할 수 있겠지만, 분양자도 알지 못하는 예기치 않은 상황변동 때문이라고 한다면 분양계약을 무효로 돌릴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바로 민법 제109조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취소, 특히 계약을 체결하게 된 '동기'에 있어서의 착오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은 착오로 인한 분양계약취소를 인정한 판례로는 2007년 의정부지방법원의 판결을 들 수가 있다.

판결에서 재판부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조망권과 일조권이 보장될 줄 알고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은 이른바 '동기의 착오'다”며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주요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당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그 동기가 법률행위의 내용으로 편입되어 있다고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그것이 법률행위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 경우, 원고와 피고 모두 아파트 전면에 또다른 건물이 건축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 층수가 7층이라는 점을 인식했다.

10층인 이 사건의 아파트가 9층에 비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됐으며 피고들의 광고전단에 '그림 같은 전망이 365일 펼쳐지는 곳'라는 문구가 포함되기도 했다. 피고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층수와 창문이 나 있는 방향에 따라 분양대금을 다르게 책정한 점도 드러났다.

이 사건의 아파트는 앞의 건물로 인해 천공률이 0%, 조망침해율이 100%에 이르는 등 창문으로 통한 조망이 사실상 불가능해 매수 동기의 착오라고 해도 무방하다.

위 법원의 판시는 '조망권'이 계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며 '조망권'은 반사이익에 불과하다는 기존의 판례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조망권'이 계약 체결시 명확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수분양자의 입장에서는 분양시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계약에 나선다면 입주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