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축물 연면적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 아파트일 정도로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는 빼놓을 수 없는 주거건축물이 됐다. 투자가들에게는 대표적인 재테크 수단으로도 손꼽히는 만큼 아파트 시장 자체가 이미 확대된 상태다. 아파트의 입지조건이나 시공사 브랜드에 따라 시세 차이가 커지는 경향도 있지만, 같은 아파트라도 베란다 방향이나 층고에 따라 가격차이가 두드러진다. 부동산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인, 이같은 층고의 아파트를 흔히 '로열층'이라 말한다. 하지만 로열층 역시 시대와 용도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본보는 로열층의 의미와 살기좋은 아파트의 조건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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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인 로열층에 대한 아파트 수요자들의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
1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국 건축물은 673만1787동에 달하며 면적은 32억9510만5000㎡(서울면적의 약 5배, 서울:6억500만㎡)로 집계됐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주거용이 전체의 67.3%인 452만9464동, 상업용이 17.0%인 114만2766동, 공업용이 3.8%인 25만8744동, 문교ㆍ사회용이 2.5%인 17만284동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연면적으로는 아파트가 전체의 51.7%인 9억5234만3000㎡(12만5387동)를 차지한다. 단독주택이 16.4%인 3억120만8000㎡(366만9973동), 다가구주택이 6.7%인 1억2416만6000㎡(47만499동), 다세대주택이 5.0%인 9160만1000㎡(19만4734동), 연립주택이 2.0%인 3591만5000㎡(3만4561동) 순으로 조사됐다. 아파트가 전국 건축물 연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거문화의 중심이 아파트로 쏠린 실정이다.
이동하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충남도회 사무처장은 “주택사업이 대부분이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이제는 해석되고 있다”며 “신개발지역, 도시재생사업 등에서 수익성을 무시할 수가 없기 때문에 아파트 건설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파트 '로열층'이란=같은 아파트에 산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비용(비슷한 시기의 시세가)으로 아파트를 구매해서 들어온 것이 아니다. 입주자들이 선호하는 층을 말하는 '로열층'의 경우, 로열층이 아닌 층과 비교해 수천만원대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시세에 추가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로열층은 시대에 따라 각각 달랐다. 1980~90년대의 경우에는 전체 층고를 4등분해서 가운데에 속하는 층고에 해당해야 로열층이라고 불렀다. 25층의 아파트라고 한다면 4등분해 아래쪽과 위쪽을 제외한 7~19층 정도가 로열층에 속했다.
2000~2005년에는 조망권과 일조권이 로열층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24층 기준으로 7~19층보다 최상층을 제외한 20~24층이 로열층으로 아파트가격이 높았다. 2005년 이후부터 최근에는 아파트의 방향 및 층수, 조망권 등 다양한 선호도가 로열층을 구분하는 조건이 됐다.
▲로열층의 가치 이상인 나만의 선호도= 최근의 로열층 선호도는 다양하다. 입주자들이 살기 좋고 편리한 주거공간을 요구하면서 건설사들 역시 맞춤형 로열층 아파트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호되지 않았던 최상층에는 복층개념이 들어서면서 오히려 높은 분양가에 팔리기 시작했다. 아파트에 다락방 같은 개념의 주거공간이 추가되면서 주거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는 분위기다.
1층 역시 입주자의 필요에 의해 로열층으로 선호된다. 어린 자녀가 많을 경우, 층간 소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건설사들이 분양성을 높이기 위해 1층 정원을 별도로 마련해주는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고 있다.
주부 이수현(37ㆍ천안 쌍용동)씨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셋이나 되는 데 집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1층을 선택했다”며 “유아교육을 전공한 만큼 향후에 이곳에 아파트 내 어린이집을 허가받아 운영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아파트 거래를 하기 위해 문의해오는 입주희망자들의 상당수가 로열층을 먼저 물어보는 등 향후 가격 상승이 예상될 뿐 아니라 거래가 쉬운 층에 대한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자신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공간을 오히려 찾는 수요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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