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전의식 부족이 키운 산업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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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안전의식 부족이 키운 산업재해

  • 승인 2012-07-09 19:20
  • 신문게재 2012-07-10 21면
최근의 산업재해 실태를 보면 '산재왕국'이라는 오명이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국내 일터에서 하루 250명이 다치고 매일 6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노동자의 삶이 걸린 중대한 사안임에도 사회적으로 무신경하다는 점이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산재사고는 근로자 개인과 가족의 불행은 물론 나라 경제 전반의 생산성 저해를 초래하는 비극적 사태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따르면 천안, 아산, 예산, 당진 등 관내에서 발생한 재해자 수는 5월 한 달 1041명으로 작년 5월 900명보다 15.6%나 증가했다. 충남의 공장이라 할 이 지역에서 사망사고도 6월 한 달 5건이 발생해 6명이 숨졌다. 이게 어디 천안지청 관내만의 일이겠는가. 노와 사는 물론 정부와 사회 모두 산재를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자세 변화가 요구된다.

산재가 줄지 않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근로자의 안전을 경시하는 사업주의 책임이 크다. 생산 시설 투자에는 적극적이면서도 안전시설 투자에는 인색한 탓이다. 천안지청 사망사고의 경우 추락, 끼임 등 기초적인 안전조치 부실이 인명사고를 불렀다. 기본적인 안전장치를 갖추고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할 수 있는 산재라는 점에서 근로자의 안전불감증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산업안전보건법의 관련 규정은 엄격하다. 안전의무 소홀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등 관리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산업재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면 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는 풍토부터 개선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 소홀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연례행사처럼 해빙기나 장마철에만 반짝 점검에 나서는 겉핥기식 관리 감독으로는 산재를 막기 어렵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 근로자의 안전이다. 노동부나 노동청, 지자체는 사업장의 안전 확보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한순간에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앗아가는 산업재해의 위험 앞에 근로자를 방치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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