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도전화기 기술 |
ETRI는 이러한 장애인에게도 따뜻한 복지정보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그중 골도전화기는 1997년 ETRI가 개발한 것으로 난청으로 고생하는 장애인나 노인 등에게 '소리'의 중요성과 '통화'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골도전화기는 말 그대로 골도(骨導)청각을 이용한 전화기다. 뼈의 올림을 통해 소리가 전해지는 원리에서 유래해 '골도'라고 명명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청각은 귀를 통해 듣는 신체 기능을 의미하는데 골도청각은 귀 근처 뼈의 울림을 통해 소리를 고막이 아닌 달팽이관으로 직접 전달해 청각 신경을 자극한다.
다시 말해, 귀가 아닌 머리뼈를 이용해 소리를 전달하기 때문에 노령화로 인해 청력을 상실한 노인들이나 청각 장애인들도 보청기의 도움 없이도 골도전화기를 이용한다면 자유로운 전화통화가 가능한 것이다.
사람은 귓바퀴나 외이도, 고막, 중이 등 소리를 듣는 과정에 문제가 있으면 음파가 공기의 진동을 통해서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이 있는 사람을 위해 소리를 기계적 진동으로 변환, 머리뼈를 통해 청각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전달하는 '신통방통'한 전화기인 것이다.
따라서 골도 전화기를 우리 머리 부분, 즉 귀 뒷부분의 요양돌기(딱딱한 뼈 부분), 이마, 두골, 코, 턱, 머리 뒷부분, 심지어 뺨에도 수화기, 골도 진동자를 가져다 대면 소리를 뚜렷하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청신경이 조금은 살아있는 사람에 한해 효과가 있다.
똑똑한 골도전화기는 이제 대표적인 '효도선물'이 되고 있다. 다름 아닌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 본 기술이 상용화되어 시판되자 요긴한 선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ETRI는 '사랑은 전화기를 타고(Singing in the Phone)'라는 이름으로 노사가 공동으로 대전지역 노인정에 노인성 난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에게 직접 전화기를 지원ㆍ보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시행 중에 있다.
골도전화기는 이제, '헤드셋' 형태로도 시판돼 또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에게도 존경받고 있다고 한다. 바로 전화를 온종일 받는 '콜센터' 직원들이다. 콜센터 직원들은 골도 헤드셋을 이용해 머리에 대충만 얹고도 잘 들리는 전화기를 이용해 격무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고 한다.
원래 골도전화기는 폭탄이 빗발치는 전장(戰場)에서 유용한 통신수단이었다. 귀를 쩌렁쩌렁 울리는 포화속에서 유일하게 통화할 수 있었던 수단이 이젠, 복지정보통신을 앞당기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골도전화기는 인터넷 쇼핑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또 전세계 50여 개국에도 수출 중이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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