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뺨치는 '가상 배우' 배우 대신 고난도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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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 기반 디지털 영상기법… 주인공 모습 스캔 재현해

  • 승인 2012-05-21 14:35
  • 신문게재 2012-05-22 13면
[재밌는 IT이야기] ETRI '디지털액터' 기술

▲ 영화 '중천'의 포스터
▲ 영화 '중천'의 포스터
영화 속에 위험한 장면이 나오면 스턴트맨이 주인공을 대신해 연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IT의 발달은 가짜 배우를 진짜 배우처럼 만들어주고 있다. 바로 디지털 VFX(Visual Effect)라 불리는 기술이다. VFX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컴퓨터 그래픽(CG)에 기반한 모든 디지털 영상기법을 일컫는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도시 한복판에서 로봇들이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장면 등 실제로 촬영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대부분 CG를 이용한 VFX로 제작된다.

ETRI가 만든 '디지털액터(Digital Actor)'도 VFX기술 중의 하나다. 즉 '디지털액터'란 고난이도 장면을 촬영 시 사용되는 기술로 실제, 영화배우의 모습을 스캔하여 컴퓨터 기술로 그대로 복원한 가상의 배우인 것이다.

2007년 개봉한 대한민국 최초의 판타지 영화 '중천'에서는 주인공인 정우성은 온몸을 스캐닝한 '또 하나의 정우성'이 등장했다. 영화 속 '아바타'인 셈이다. '디지털액터' 정우성은 나무에서 떨어지는 위험한 장면이나 전쟁장면에 실제 배우를 대신해 헌신적으로 열연했다. 최초의 '디지털액터'를 두고 출연진들은 제 2의 정우성이라는 뜻으로 '정우상'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는 후문이다. '정우상'은 영화 속에서 쇠사슬에 가슴을 관통 당해 10m 위치에서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손잡이에 줄이 달린 자작검을 16m 높이의 기둥 끝에 매어 줄 하나에 의지한 채 하늘로 뛰어오르는 장면 등을 소화해냈다. 또 본 기술을 통해 3만명이나 되는 군사의 군중 장면은 영화 속 백미로 관람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IT기술이 접목된 최초의 영화라 할 수 있는 '중천'은 제44회 대종상영화제 '영상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총 1900여 컷 중 CG가 750컷 이상이라 하니 대단한 역작이 아닐 수 없다. 이후 연구진은 당시 관객 1115만 명을 기록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물론, 인기여배우인 엄정화가 김지수로 분한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도 그녀를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만들어주었다.

아울러 해상 위의 해군군함 장면 및 건물폭파 장면으로 생생한 '한반도' 등에 실감나는 기술 지원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액터' 기술로 인물을 제작 시, 배우의 외모는 물론 얼굴표정 캡처, 근육을 이용한 사실적인 얼굴 및 신체의 표현, 실제 인간수준의 피부 렌더링, 사실적인 머리카락 및 옷감 시뮬레이션, 모션 데이터 처리 및 자동동작의 생성, 동역학 기반의 시뮬레이션, 군중처리 장면 연출 등이 가능하다.

정길호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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