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최첨단 IT기술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의 경우, 아무리 좋은 IT제품이 있어도 활용이 어렵다. 따라서 따뜻한 복지정보통신 사회의 구현을 위해서 장애우를 위한 IT기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20일은 제32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해마다 이날이 되면 많은 매체에서 장애우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하지만 이는 이날만 반짝하고 끝나는 게 다반사다.
특별히 이날 ETRI는 장애우에게 특별한 선물을 제공했다. 바로 몸이 불편한 장애우도 손동작이 없이 눈으로 TV만 응시하면 채널을 돌릴 수 있는 '비착용형 원거리 시선추적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그동안 관련 기술들은 특수한 안경을 쓰거나 보조장치 등을 이용했으나 본 기술은 비착용이며 리모컨이나 마우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정보기기장치의 메뉴조작이 가능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단지 화면을 1초가량만 응시해도 이를 감지해 클릭되어 TV채널은 물론 인터넷 검색, 게임도 가능한 것이다. 또 사용자는 상하좌우 1m 이상 움직여도 동작이 실행된다. 따라서 사용자 위치를 찾는 영상을 통해 사용자의 시선이 움직이면 곧 커서가 이동하는 셈이다. 이는 시스템에 부착된 카메라가 얼굴을 인식하면 또 다른 카메라가 적외선 조명에 반사된 눈동자를 센싱해 사용자의 거리와 각도 등을 계산해 자동적으로 동작케 하는 원리이다. 즉 사용자의 동공을 찾아 동공중심을 계산, 사용자가 지금 보고 있는 TV의 특정한 위치도 정확하게 판독이 가능한 것이다. 또 2m의 거리에서 오차는 불과 4㎝ 이내로 정확하다. 아울러 여러 명이 동시에 시청해도 시스템은 주시청자를 구분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단일 적외선 조명을 이용해 시스템의 소형화는 물론 경량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 수입대체 효과도 아울러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매체와 사람의 눈동자 간의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구현이 핵심원천기술로 경제성은 물론 시장성도 넓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그동안 ETRI가 장애인을 위해 만든 IT기술들은 많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골도 전화기'와 '골도 헤드셋'을 비롯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키보드 시스템', 중증장애인을 위한 '마우스ㆍ휠체어 시스템', 색각장애우를 위한 색상변환기술, 시각장애인의 인터넷을 가능토록 만들어준 '한소네 컴퓨터', 책을 읽어주는 로봇인 '에트로'와 '웨버'가 그것이다. 이외에도 수화로도 대화를 가능케 만들어준 '인터넷 화상전화', 중증장애인을 위한 '뇌파 키보드', 가정에 누워서 간단한 조작만으로 홈 오토메이션을 가능케 한 '디지털 홈 기술', 실시간 교육방송을 가능케 해준 'E-PON 시스템' 등이 장애우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IT는 모두가 편리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한 복지정보통신을 향하는 것이다.
정길호ㆍ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홍보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