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질연 전경 |
2006년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지진관측소는 알 수 없는 지진파를 관측,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최초로 감지했다. 2007년 울릉도 바다 위에 떠 있던 탐사로 선박 '탐해 2호'는 우리나라가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하는 쾌거를 거뒀다.
북한의 핵실험과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지만 북한의 핵실험을 관측하고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발견한 곳이 바로 지질자원연구원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지녔지만, 자원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 자원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자원 빈국이다. 어느 때 보다 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지질자원연구원의 존재가 고맙게 다가서고 있다.
지질연은 국내외 자원탐사와 에너지개발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 자원전쟁의 첨병으로 때론 국가안보의 파수꾼으로 지난 1세기 동안 국내 최고(最古)의 연구원으로 과학기술핵심역량의 지속적인 창출과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지질연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국가적 과제들을 수행하고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국토지질, 광물자원, 석유 해저, 지구환경 등 4대 중점 연구 영역을 중심으로 차세대에너지 개발, 행성지질 연구, 녹색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외에도 지질조사와 가스하이드레이트 등의 자원탐사, 지하수 순환연구, 지하공간 이용연구 등 국토의 효율적 활용을 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진과 산사태 등의 지질재해연구, CO 지중저장 및 광물고정화, 폐기물 처분 등 기후변화와 재해에 대응한 원천기술 개발에도 한발 앞서 가고 있다.
친환경 기술도 지질연의 주력 연구 분야다. 국내 최초로 약 2억5000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울릉분지 CO 지중 저장소를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도시광산기술 개발에도 성공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도시광산 기술은 폐전자제품 활용을 위한 물리적 전처리기술과 습식회수기술을 조합한 순환활용공정 기술로 기존에 사용된 고온추출기술에 비해 귀금속 회수기간을 크게 줄여 주목받고 있다.
▲ 지질연과 협력관계인 국가현황 |
리튬 본격 생산을 위한 실중플랜트를 준공했고 이 사업은 2015년부터 바닷물에서 연간 2만~10만t의 탄산 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수요를 넘어 수출을 통해 연간 2억~10억 달러의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규모다.
이 기술은 바닷물에서 리튬을 선택적으로 추출하는 것으로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 번째다. 30년을 연구한 일본보다 더 나은 기술을 연구 시작 10년 만에 이뤄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자원개발 분야 대표 연구기관인 만큼 자원외교의 국내 교두보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정부의 '10개년 해외자원기본계획'에 부응해 남미,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과 광물자원 탐사 및 평가에 대한 기술협력 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해외 자원 관련 기관과 밀접한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자원협력위원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부의 자원외교 및 과학기술교류를 지원하고 있으며, CCOP, UNDP, SOPAC, IAEA, APEC 등 다양한 국제기구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뛰어난 기술과 지식으로 한국의 위상을 해외에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원의 지적재산을 활용한 교육 기부 사업을 출연연 최초로 실시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초 지질자원 분야 전문교육기관인 '국제지질자원인재개발센터'를 통해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창의적 지구과학 수업을 위한 교수법을 연수한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지질자원 분야 국내ㆍ외 전문가와 공무원, 대학(원)생과 페루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 전문가 교육을 시행, 세계적 지질자원 전문교육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효숙 원장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의 화두인 지속 가능한 에너지자원 확보와 기후변화 대응 및 지구환경 보전이 지질자원의 핵심 영역인 만큼 막중한 국가적 사명감으로 창조적 사고와 세계적 실용지식을 겸비한 지구과학기술분야의 중추 기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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