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아쿠아월드가 휴업 한달이 지나면서 입구부터 수족관까지 불이 거진 채 물고기가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
물비릿내와 수족관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만 수족관 동굴 속을 메아리쳤고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던 물고기들은 움직임을 줄인 채 생명유지장치에 기대 생명만 간신히 유지하는 듯했다. 이런 대전아쿠아월드에 오는 5일 전기 공급을 끊을 수 있다고 또다시 예고된 상태다.
지난달 30일 직원의 안내를 받아 대전아쿠아월드를 다시 찾아갔다.
운영 적자를 이유로 2월 27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으니 한 달 만에 외부인이 들어가 본 것이다.
철문을 열고 수족관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습기를 머금은 물비린내가 먼저 코를 후볐다. 창문 없는 동굴형 수족관에 전기를 아끼려 환기시스템 가동을 멈추다보니 비린내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수족관 내에 가득했던 것이다.
또 관람객이 오갔을 수족관 관람로는 불빛 하나 없는 천연 동굴로 되돌아간 듯했다. 한 발짝도 뗄 수 없는 어둠 속에서 손전등을 비추고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걸어 들어갈 수 있었다. 관람로를 따라 걸어갈수록 어둠 속에서 반복적인 기계음이 귀를 자극했다.
아쿠아월드 관계자는 “아쿠아월드가 문을 닫았어도 이 안에 물고기 계속 생존할 수 있도록 수족관 물에 산소를 공급하고 물을 교환해주는 생명유지장치(ISS)의 모터소리”라고 설명했다.
발밑을 향하던 손전등을 들어 수족관 유리에 갖다 대자 개장 당시에 보았던 물고기들이 그대로 있었다.
관람객을 가장 먼저 맞았던 한국생태관에 어름치나 감돌고기, 파충류ㆍ양서류관에 알비노 악어, 아마존관에 세계 최대의 담수어인 피라루쿠까지 그대로 있었다. 다만, 물고기의 움직임은 예전보다 확실히 둔해 보였고 피라루쿠 등의 일부 희귀물고기가 폐사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오는 5일부터 한국전력 측에서 대전아쿠아월드의 전기공급을 끊을 수 있다고 예고한 상태기 때문이다.
아쿠아월드 관계자는 “아쿠아리스트 수 명이 물고기에 사료를 주고 2700t 수족관을 관리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지만, 물고기가 폐사하는 일이 어쩔 수 없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이다. 전기가 끊기면 도리가 없다. 수족관의 생명을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할까 걱정이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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