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표(70) 총장은 대덕대 개교 이래 교수 출신 첫 총장이다. 재단과 학교측 간 갈등이 심화된 상태에서 지난 2일 취임한 홍 총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 화이부동(和而不同)'을 강조,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 행보'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 총장은 “학생들에게는 '인생을 걸고 미칠 일을 찾아라', 교수들에게는 '가지고 있는 것을 다줘서 학생들이 미칠 일을 찾도록 도와줘라'라는 각각의 주문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즐겁고 미치도록 원하는 일을 찾아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홍 총장은 대덕대를 4년제 졸업생들도 다시 입학하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철저한 도제식 교육을 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대덕특구와 대전산업단지 내 취업 실태조사 등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꼭 필요한 인재를 만들어주는 '맞춤형 인재 양성 교육'을 가동 중 이다. 홍 총장은 “벤처기업과 출연연간 산학 협력의 틀을 새롭게 짜 대덕대가 명실상부한 대덕특구 내 최고 인재 양성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총장이 그동안 인정받았던 강한 리더십을 어떻게 대덕대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지, 대학경영의 계획과 비전을 들어봤다.
-어떻게 대덕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되었는가.
▲ 홍성표 대덕대 총장은 벤처기업과 출연연간 산학 협력의 틀을 새롭게 짜 대덕대가 명실상부한 대덕특구 내 최고 인재 양성기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총장 제의를 처음에는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락 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이사회에 두어 번 참석했을 때 대학이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대학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였지만, 총장까지 맡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전교육을 8년이나 책임졌던 사람이 우리지역의 소중한 자산인 대학을 살려내는 데 나서달라는 수차례의 간곡한 요청을 끝까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대학을 어떻게 이끌어갈 계획인가.
▲충남대 교수 시절과 대전교육감 시절에 공통적으로 집중했던 것은 교육의 본질이었다. 대덕대에서 총장으로서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교육의 본질만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끝까지 책임지는 교육을 추구할 것이다. 이미 교수들, 행정직원들, 조교들까지 학과 및 부서별 면담을 통해 토론식 대화를 나누었고, 교육의 본질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적극 수용하여 이미 구성원들의 요청 및 제안 사항을 90% 이상 처리해가고 있다.
-교육의 본질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좀더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
▲구체적인 방법은 사제동행과 도제교육이다. 대덕대는 고등직업교육 전문대학으로서 우리사회에서 서까래처럼 꼭 필요한 중견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교수는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고, 학생은 교수의 실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까지 강의실과 실습실은 물론 교수의 연구실까지 쫓아다니며 열정적으로 배우게 하는 것이다.
사제동행과 도제교육은 충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나만의 교육방식으로서 이미 많은 성과를 거두었고, 이제는 총장으로서 대덕대에서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이끌어가려고 한다. 전통적인 교육과정을 과감하게 뒤로하고 현장에서 주문하는 인재가 갖추어야 할 필요충분조건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맞춰주는 주문식 맞춤교육을 시행할 것이다.
-대학 내에 갈등이 있었던 만큼 후유증 수습과 회복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대한 해결책과 방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느 조직이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갈등은 상존하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지혜롭게 풀어가느냐'에 있다. 취임 일성으로 '역지사지, 화이부동'을 강조했다. 상대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갈등을 최소화하거나 없앨 수 있다.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신임총장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클 텐데 어떻게 부응하려고 하는가.
▲대학 구성원들이 자긍심을 갖고 자기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학생과 교수, 직원, 조교들까지 전체 구성원을 만나, 충실한 교육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식 대화를 나누었다. 개선해야할 점들을 빼곡하게 메모했고, 이미 적극적으로 개선해가고 있다. 학교정책이라는 미명으로 일방통행은 없을 것이다. 변화의 중심에서 생성되는 어떠한 일이든 구성원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 있고 공동사고에 의한 최대공약수를 찾아 본질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책임이 따르는 자율성을 구성원들의 수요에 맞게 유연해지도록 최대한 보장할 것이다. 구성원들의 자존감이 살아 숨 쉬는 대학으로 만들어, 우리지역의 자랑스러운 자산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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