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건설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분야는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이다. 사업기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대부분 민간이 주도해 사업을 일궈나가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건설업체들이 하나둘씩 사업 참여를 포기하거나 등을 돌렸다. 그러나 정비사업지역에 거주하고 있거나 해당 지역의 토지를 매입한 투자자들은 정권 교체 이후 도심정비사업이 또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장밋빛 희망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본보는 대전지역의 도심정비사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향후 사업성에 대한 가능성을 따져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도심지역의 노후화된 주거지역이 재개발 등 도심정비사업을 통해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는 동시에 주거환경의 질적인 면에서도 지역민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사진은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된 목동지역의 개발 전 모습. [중도일보 DB] |
현재 준공된 곳은 평촌동1(덕암주공)이다. 공사중인 곳은 대흥1구역과 문화동1구역(문화4), 석교동1구역(부사삼거리) 등이다. 관리처분 절차인 곳은 탄방동1구역(숭어리샘) 한곳 뿐이다. 시행인가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은행1을 비롯해 대흥2, 문화2, 복수동1, 용운동1, 대신고2 등 6곳이다.
이밖에 조합설립과 추진위원회 승인 역시 지역민들의 관심 속에서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당초 사업계획이 연기될 뿐만 아니라 동의서를 받는데 애를 먹고 있기도 하다. 한 사업구역에서는 해당 사업에 참여키로 한 건설업체가 착공시기를 연기하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의 추진위원회는 현재 동의서를 받고 있지만 답보상태인 곳도 많다.
한 지역 부동산중개사는 “사업성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일찌감치 자금 투입을 멈췄다”면서 “현재 정비업체 역시 지역 시장에서 타 지역으로 시선을 돌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심정비사업 시대 부활할까=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도심재정비 사업의 축소에도 불구, 도심정비사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올해의 경우, 총선과 대통령선거가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개발진행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정치권의 지원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현재는 침체기를 걷고 있는 도심정비사업이 향후 부활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해 조사한 정비사업 추진 소요기간을 보면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12년7개월만에 도당 사업이 준공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추진위~구역지정에는 2년5개월이 소요되며 구역지정~조합설립에는 7개월, 조합설립~시행인가에는 2년5개월, 시행인가~관리처분에는 1년3개월, 관리처분~착공에는 2년11개월, 착공→준공에는 3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현재 많은 수의 추진위 승인 구역이 경기 여파로 평균 조합 승인 기간을 넘어섰지만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로 전환할 경우, 조합 승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한 지역정비업체 관계자는 “조합 승인이 된다면 어느정도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침체기를 벗어날 경우, 건설업체 역시 사업 타당성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투자자들은 1~2년 사이에 대전지역 도심정비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지는 않는다. 세종시와 도안신도시 등 신규 개발지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부분 투입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도심정비구역으로 선뜻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신규 분양 아파트의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치가 아직까지는 높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도심정비사업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동산 컨설턴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땅값 상승 효과로 도심정비사업이 어느정도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속에서 매매가 쉬운 신규 개발 공동주택에 대한 관심을 도심정비사업으로 한꺼번에 돌리기는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