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일가족 화재사망, 범인은 아들

빚ㆍ가정불화 끝 참혹한 범행… 당진署 수사결과 발표

지난달 26일 발생한 당진시 합덕읍 농가주택 일가족 5명 화재사건은 아들 김모(40)씨가 처자식과 부모를 잇따라 살해한 뒤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이 결론을 냈다.

3억원에 가까운 빚에 일거리까지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가정불화를 겪다가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당진경찰서는 29일 브리핑을 갖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화재감식과 사망자 부검 결과, 김씨의 아파트 CCTV(폐쇄회로) 분석, 재산관계 등에 대한 수사를 통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자신의 집에서 부인 안모(41)씨에 이어 아들(9)을 목졸라 살해했다. 살해한 부인과 아들을 자신의 승용차로 옮겨 태운 김씨는 오후 9시께 부모가 살고 있는 당진시 합덕읍 농가에 도착, 미리 준비한 칼로 아버지 김모(74)씨와 어머니 최모(71)씨를 살해했다. 김씨는 이어 일가족 시신 4구를 안방에 나란히 눕히고, 안방과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김씨의 차량에서 부모를 살해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테이프로 만든 칼집을 발견했으며, 화재 현장에선 과일을 깎는 칼을 수거했다. 경찰은 김씨를 살인 및 사체 유기, 방화 등의 혐의로 입건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피의자가 사망한 사건으로 판단,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다.

이명교 당진경찰서장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제3자가 침입해 일가족을 살해했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가장에 의한 한 가족의 3대에 걸친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최두선ㆍ당진=이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