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적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사진).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해저나 빙하 아래에서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물이 높은 압력 때문에 얼어붙어 생긴 덩어리다.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한 얼음 형태로 불을 붙이면 활활 타오른다. 이런 이유로 '불타는 얼음'(Burning Ice)으로도 불린다. 메탄이 주성분이어서 메탄(Methane) 하이드레이트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2007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울릉도 남쪽 100㎞ 지점에서 자연상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데 성공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스 하이드레이트 연구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비교적 빠른 기간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왜 가스 하이드레이트인가?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약 10조t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 부존되어 있다. 국내의 경우 동해 대륙붕 가운데 울릉분지 주변에 약 8억t 가량이 매장돼 있다. 현재 연간 국내 가스 사용량(2700만t)을 기준으로 환산해 볼 때 30년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돈으로 환산하면 150조원. 가히 천문학적 미래 천연자원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청정에너지라는 강점도 갖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완전 연소하기 때문에 연소후 이산화탄소 발생비율이 다른 화석연료의 30%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동해 대륙붕 지역의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순도가 99% 이상이어서 경제적 가치가 크다. 일본이 독도를 탐내는 이유는 독도 주변지역에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대량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을 비롯해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2014년까지 관련 기술을 독자개발해 민간기업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라면 2015년에는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상업화되기까지는 많은 난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된 지역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빨라 시추관을 설치하기가 어렵다. 설령 시추관을 설치한다고 하더라도 바다 한가운데에서 육지까지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운송하는 것도 풀어야 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매장 지역에 열을 가하거나 압력을 낮춰 기체로 바꾼뒤 해수면 위로 뽑아내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기술개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석유,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확실한 미래 에너지원이다.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상용화해 활활 타오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최병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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