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결혼하는 김기연(32)씨는 대전 중구의 한 전세아파트 계약을 하려다 뒤늦게 등기부등본에 근저당 설정이 표시된 것을 알았다. 결혼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아 부랴부랴 아파트 계약을 하려다 보니 해당 아파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당초 이 아파트가 주변의 같은 평형대보다 가격이 저렴해 운이 좋은 줄만 알았던 것이다. 결국 김씨는 근저당이 설정돼 있지 않은 아파트를 다시 찾아나설 수 밖에 없었다. 김씨는 “전세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게 나와 대출을 받지 않고 전세를 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만 들떴다”면서 “처음부터 등기부등본을 정확하게 살폈더라면 이 같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동산등기부에는 토지등기부와 건물등기부가 있다. 또 표제부와 갑·을구가 표시돼 있다. 집합건물의 표제부는 다시 1동 건물에 대한 표시,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에 대한 표시, 전유 부분 건물의 표시, 대지권의 표시로 분리된다. 여기에는 등기한 순서와 접수날짜가 표시되며 건물의 위치·명칭·번호 등이 기재된다. 건물의 구조, 층수, 용도, 면적 등도 나온다.
대지권의 목적인 토지의 표시에 대한 표제부에는 소재지 지번, 토지의 지목, 면적이 나온다. 전유 부분의 건물의 표시는 집합건물에 속한 한 세대에 대한 건물의 표시를 뜻한다. 건물번호란에 층과 호수가 적혀 있으며 건물내역에 면적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대지권은 집합건물이 속한 대지 가운데 해당 전유세대의 지분에 해당하는 토지에 대한 표시다.
대지권 종류란에는 대지권의 대상이 되는 권리를 표시한다. 대지권 비율은 1동 건물에 속한 토지 중 해당 전유 부분이 차지하는 지분 비율을 표시한다. 등기부 등본의 갑구를 보면, 소유권과 관계있는 사항이 기록돼 있다. 순위번호를 비롯해 등기목적, 접수일 등기를 한 이유 등이 기재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등기부 등본의 을구에는 소유권 이 외의 권리가 기록돼 있다. 저당권은 물론, 전세권, 지역권, 지상권 등의 권리가 표시된다.
부동산등기부등본의 을구란에 근저당권자가 채권최고액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설정했다면 채권액은 1억원 정도가 된다. 채권최고액에는 통상 실제 채권액의 120~130%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저당이 설정돼 있으면 제3자 혹은 근저당권자의 부동산경매 시 낙찰예상금액을 따져서 전세 계약을 체결해도 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부동산 관련 언론매체를 통한 비슷한 건물의 감정가나 낙찰가율을 찾아봐야 한다. 채권최고액과 전세금을 합한 금액이 경매 시 낙찰예상금액보다 적어야 마음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로는 전세금으로 융자를 일부 갚아 채권최고액을 감액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렇듯, 무조건 융자가 있다고 해서 전세계약에 하자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융자가 있는 전세 주택은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재테크 차원에서 이를 이용하는 전세입주자들도 많기 때문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를 다른 거래와 달리 많은 돈이 오고 가는 중요한 거래이기 때문에 계약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당 부동산과 관련된 권리분석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 같은 권리분석을 위해서는 등기부 등본의 상태를 정확히 살펴야 하기 때문에 미리 꼼꼼히 살피고 준비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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