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당진 합덕읍 김모씨의 주택에서 화재로 잠을 자던 노부부, 아들부부, 손자까지 삼대가 변을 당하고 말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 및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현장 감정과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안타까운 가족의 죽음=숨진 김씨 아들 부부는 어머니를 천안의 한 병원으로 모셔 건강검진을 받고자 사고 전날 시골집을 찾았다가 화를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가족들은 사고 전날 밤 10시께에도 남매와 통화를 하며 어머니의 건강검진에 대해 상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아들 부부는 출가해 부모와 떨어져 천안에서 거주했지만, 노부모를 끔찍하게 생각했다고 주변 이웃들은 전했다.
노부모는 슬하에 1남4녀의 자식을 두고 있고, 가족끼리 사이도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노부부도 평소에 남들한테 싫은 소리를 한 번도 내지 않을 정도로 성품이 좋았다는 게 이웃 주민의 설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로에 대한 가족애가 남달랐던 김씨 가족은 화마의 상처로 세상을 등지게 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게 됐다.
마을주민 박모씨는 “아들이 평소에도 노부모를 자주 찾아뵙는 등 효자로 소문이 나있고 노부모도 성품이 인자하신 분이다”며 “아들이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자 시골집을 찾았다는데 사고소식에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마을 이장은 “김씨는 지역에서 건실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욕 한번 듣지 않고 선비처럼 살았다”며 “마을 사람들이 조문을 하려다가 내일 부검을 한다는 말에 기다리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화재원인규명이 핵심=일가족 5명의 생명을 앗아간 당진 주택화재는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가능성, 전기나 가스에 의한 화재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채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화재로 주택이 전소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일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 감정 및 부검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화재 및 사망원인 결과에 따라서 경찰과 소방당국의 사고처리방향이 결정돼 원인규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주택 옆에 타다 만 신문지가 발견되기도 했고 주택과 붙어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태운 흔적과 기름통이 있었다”며 “하지만 시골에서는 기름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국과수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수·당진=이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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