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용의 해, 국내 각 지역에 용과 관련된 지명은 얼마나 될까? 국토해양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은 최근 150만여 개 국내 지명을 놓고,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용과 관련된 지명은 1261개로 이 가운데 대전은 14개, 충남 111개, 충북은 72개로 나타났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용과 관련된 지명을 유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용과 관련된 지명은 얼마나 될까?=국토지리정보원의 조사자료를 보면, 국내 150만여개 지명 중 용과 관련된 지명은 모두 1261개로 집계됐다. 2010년 호랑이 지명 389개, 2011년 토끼 지명이 158개인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수치다.
▲십이지 중 다섯번째, 용이 상징하는 의미=음력 3월, 봄을 상징하고 비를 관장해 부귀와 풍요를 의미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길조 중 수호신으로 숭배되면서, 여타 동물에 비해 많은 지명수를 보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많은 용 지명을 보유한 16개 시·도는?=전체 1261개 중 전남이 310개로 가장 많았고, 전북(229개)과 경북(174개), 경남(148개) 순으로 조사됐다. 지명 종류별로는 마을이 1040개로 전체의 82%를 점유했고, 산(9%)과 폭포 및 바위, 고개(각 2%), 섬과 굴(각 1%) 등이 뒤를 이었다.
동일 지명을 사용한 곳도 많았다.
용산은 모두 70개 지역에 사용돼 최대치를 기록했고, 용동(52개)과 용암(46개), 용두(45개), 용전(38개), 용강 및 용정(각 27개), 용호(24개), 용소(22개) 등이 후순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용연, 용머리, 용당, 용두산, 용바위, 용호동, 용수동, 용지 등도 각각 11개 이상 지역에서 사용됐다.
유래별로 보면, 충북 단양군 단성면 벌천리 용두산 등 용의 모습을 닮아 붙여진 지명이 407개, 머리 모양이 110개로 나타났고, 뿔 또는 목, 코, 꼬리 등을 묘사한 지명도 발견됐다.
용이 승천하거나 누워있거나 엎드려 있는 동작묘사 유래 지명도 246개나 됐다.
용의 종류별로도 다양한 구분이 가능했다.
백룡이 들어간 지명 또는 유래는 6건, 황룡은 7건, 청룡은 19건으로 분석됐다.
▲충청권의 용 지명은 197개=충청권의 용 지명은 대전 14개, 충북 72개, 충남 111개 등 모두 197개로 조사됐다. 대전은 마을 지명 12개, 바위 지명 2개 등 14개로 나타났다.
동구에서는 용전동 용구말(용의 입) 마을과 대동의 용방리(용수골 아래 생긴데서 유래) 마을이 대표적이다. 서구에서는 가수원동 용수터(용이 살았다는 전설 반영) 마을, 기성동 용암 마을(용이 승천할 때 마을 내 용바위를 밟고 올라갔다함) 등이 포함됐다.
유성구에서는 진잠동 밀머리(풍수)와 용머리(뒷산 모양) 마을, 온천2동의 용바위, 온천1동의 용반 마을(용이 도사리고 있는 형국) 등이 손꼽힌다.
대덕구의 경우, 신탄진동 용정이(용이 알을 낳았다는 전설) 마을과 회덕동 용왕바위가 관련 사례로 제시됐다.
충남은 마을 99개, 산 9개, 고개 및 섬, 굴(각 1개) 등 모두 111개로 전국 16개 시·도 중 5번째로 많은 용 지명을 보유했다.
논산과 공주, 천안, 아산, 서산, 홍성이 각각 9개 이상의 용 지명을 보유했다.
올해 출범하는 세종시에는 연기군 동면 합강리 용당(용이 놀던 못) 마을과 용호리 상룡, 화용, 중룡 마을, 금남면 영대리 청용안 마을이 대표적이다.
충북도 마을 57개, 산 10개, 바위 및 고개(각 2개) 등 모두 72개로 전국 6위에 올랐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는 “조상들은 십이지 동물들이 주로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시간신과 방위신으로,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어왔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용 지명이 일상생활에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상징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는 한편, 지명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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