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전시민의 '핫이슈' 세계적 정주환경 날개 단다

올 대전시민의 '핫이슈' 세계적 정주환경 날개 단다

부지매입비 주체 여부ㆍ우수 인력확보 방안 등 산적 염 시장 '도시품격 제고' 강조 국제적 인프라 조성 의지

  • 승인 2011-12-18 16:16
  • 신문게재 2011-12-19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과학강국 대한민국 심장 과학벨트, 성공의 길을 묻다] 12. 이제는 성공이다

대전시민은 올해 대전지역 최고의 핫이슈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입지 확정'을 꼽았다.

시가 지난 2일부터 5일간 시민 19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의 대전시정 10대뉴스' 설문조사에서 과학벨트의 대전입지 확정이 340표(17.5%)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선정위원회를 구성, 네티즌과 과학기술인 의견을 종합한 올해 가장 주목받았던 과학기술 분야 10대 뉴스 가운데 과학벨트가 뽑혔다. 정부가 지난달 핵심사업인 기초과학연구원장 선임에 이어 중이온가속기사업단장 등 핵심인력 라인업을 끝냈다. 지난 2일에는 기본계획안 확정발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거점지구인 대전시를 비롯, 기능지구인 천안, 연기(세종), 청원(오송·오창) 등 해당 지자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풀어야할 과제 산적=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과학벨트 부지매입비의 주체여부, 우수한 연구 인력확보, 국제화된 정주환경 조성, 기존 출연연과의 차별·연계성, 기능지구개념 불투명 등 풀어나갈 과제들이 산적하다. 대전시는 6일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 논란과 관련해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가 부지 매입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같은 날 충북도는 기능지구가 자칫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위기라고 반발했다.

과학벨트의 핵심인 거점지구는 기초과학연구 및 미래성장동력 거점 역할을, 기능지구는 거점지구와 공동연구, 인력교류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러나 충북도는 기능지구 활성화 차원에서 청원 오송·오창지역 각종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결국 기본계획에 많은 부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학벨트 주관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4일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내년부터 2017년까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세계 상위 1% 안에 드는 저명·신진 과학자 500명을 유치하겠다”는 '브레인-리턴 500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내놨다.

이를 위해 연구비 및 연구주제와 관련해 연구단장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개방형 인력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3년 단위 블록펀딩(묶음예산)을 적용하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해외 거물급 석학 영입 작업 실패사례를 감안하면 해외 인재 500명 유치는 낙관적이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6월 원장후보 추천위원회(Search Committee) 구성과 함께 시작된 기초과학연구원장 공모는 정부가 '세계적 석학 영입'을 강조하며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와 '사이언스(Science)'에 원장 공모 광고까지 내보내지만 집안잔치로 끝났다.

▲이제는 성공이다=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 13일 송년 기자회견을 갖고 “과학벨트 입지 선정으로 대전·충청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며 “과학벨트로 인해 3000여명의 과학자가 투입될 예정인 만큼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오세정 원장은 “기초과학연구원은 기존 대학에서 하기 어려운 장기 집단 기초연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수행해 세계 10대 기초과학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진다”며 “연구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독창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수 두뇌 유치를 위해서 국내외 석학과 젊은 과학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창의적 연구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대덕특구와 인근 행정도시의 강점을 연계하면 국내외 석학들이 장기체류하면서 의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국제화된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인재유치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현 정권에서 발판을 만든 과학벨트가 차기 정부에서도 이어질지에 대한 불안감도 안고 있다. 2017년까지 5조1700억원이 투입되는 과학벨트가 차기정부에서 안정적으로 예산을 얻어낼지가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높다. 과학벨트가 단군이래 최고 성공적인 국책사업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원의 자율성과 안정적 예산이 필요조건으로 선행돼야한다는 해외 학자들의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과 2일 연기군에서 열린 'KoRIA 이용 과학 국제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마이클 스미스 에프립 이용자 대표는 “에프립은 초기에 가속기 건설 예산만 배정되고, 사용자를 위한 체계적 연구비 지원이 전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형 연구사업의 성공을 위해 정부와 지역의 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정책 & 대외관계 책임자 베르톨트 나이체르트(Berthold Neizert) 박사는 “우리 연구소는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연구원에게 강의나 교육의 의무가 없고 연구주제 선정도 제약을 전혀 받지 않는다”며 “정부는 미래를 위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끝>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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