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피부로 느끼지 못할 만큼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 봉급생활자의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정산'씨는 연말정산 철이 다가오면서 세금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봉 4000만원인 김 씨는 어떤 금융상품가입을 통해 13번째의 월급을 받는 것이 좋을까.
김씨는 주택이 없는 세대주로, 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면 연간 최대 120만원의 40%(48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소비가 아닌 저축을 통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소위 꿩 먹고 알 먹는 상품이다.
그럼 최근 소득공제 400만원(퇴직연금한도 포함)을 받을 수 있는 연금상품은 어떨까.
금융회사가 판매하는 연금상품은 은행에서 운용하는 연금신탁,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이 상품들은 판매회사의 이름(은행, 증권, 보험)보다 가입하는 상품의 이름(신탁, 펀드, 보험)에 따라 금융상품의 성격이 달라진다.
소득공제 측면만 보면 연금상품만큼 위력적인 상품은 없다. 연금상품은 분기별 최대 납부한도가 300만원으로, 김씨가 당장 12월 말에 300만원을 넣어도 종합소득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라면 20여만원을 돌려받는 셈이다.
해약은 경제적 손실이 커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돈이 급해 연금을 해약하면 그동안 받았던 소득공제혜택에 상응한 금액(기타소득세 22%, 해지가산세 2.2%)을 반납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가입자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그러나 해지 후 다음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가입자는 많지 않다.
또 보험상품의 경우 해약을 하면 가입자가 낸 원금이 아니라 해약환급금으로 돌려받으므로 가입자가 생각한 것보다 적은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연금상품은 노후를 위한 상품이며, 55세까지 강제로 유지하게 할 목적으로 소득공제혜택을 주는 장기상품으로, 가입기간을 10년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은행상품의 경우 수익률이 단기 상품의 이율보다도 못한 경우가 종종 있어 장기간 많은 금액을 적립한 경우라면 수익률을 무시한 채 소득공제 혜택만을 고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펀드는 주식 등 위험상품에 투자하는 것으로, 경제 동향을 잘 살핀 후 가입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연금상품은 과거의 재형저축처럼 저소득층에게 세금혜택을 주기 위한 상품이 아니므로, 이 상품이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55세까지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사실 연금상품의 세제혜택은 과세표준금액이 커 세율이 높은 고액 연봉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므로 김씨는 부양가족이 많아 충분히 과세표준을 낮출 수 있어 동 상품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인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 대전지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